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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매도의 세 가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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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철의 깨는 투자] 매도의 세 가지 원칙

입력
2009.05.18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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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투자를 하다가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필자의 회사를 많이 방문하는 편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종목발굴이나 매수시점보다는 개별 종목들에 대한 매도시점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는 이들이 많다.

사실 살 때는 나름대로 투자아이디어가 있고 아직 이해관계가 얽히기 전이므로 마음 편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 나서는 원래 가졌던 아이디어는 희석되고 주가의 변동에 지나치게 휘둘리게 된다. 적정가치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산 단가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올라도 고민, 내려도 고민인 상태가 된다. 그래서 매도가 어렵다고들 하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매도 3원칙을 제시한다. 사실 필자가 만들었다고 하기보단 피터 린치가 가르쳐준 방법이다.(영구보유를 추구하는 워렌 버핏은 매도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

첫째, 이 종목을 살 때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가 현실화해 내가 목표하는 가격에 도달했을 경우다. 물론 최상의 시나리오다 보니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으면 사기 전에 해당 종목의 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을 생략해 목표가격이 아니라 현재가격에 계속 휘둘리다 매도 시점을 놓쳐버릴 위험이 있다. 더 올라가면 그냥 '까치 밥'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둘째, 첫째 경우와 반대로 아이디어가 완전히 틀린 것으로 판명 나는 경우다. 이때 팔지 않고 원금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게 되면 비자발적 장기투자로 돌입할 수 있다. 사람은 상황이 바뀌더라도 자신의 의사결정을 합리화하지 않고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투자에 있어 독이 되는 요소다. 부연하자면 이는 가격이 일정 이상 떨어지면 기계적으로 파는 손절매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셋째, 기존 종목보다 더 나은 종목을 발견했을 때다.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이유가 꼭 그녀가 절대적인 의미에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나은 여자친구를 만났을 때가 이별의 시점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가치와 주가는 변하기도 하고 나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더 매력적인 종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기존 종목과 비교해서 매도결정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기억하자. 주지하다시피 3가지 매도원칙을 실행하려면 사기 전 공부, 사고 나서 공부, 다른 종목과 비교해보는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 없이 주가 등락만 보면서 수익률만 계산한다면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다.

가치투자자가 꾸준한 수익을 내는 이유는 특별한 비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고, 욕심을 좀 버리고, 원칙을 지키기 때문이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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