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흥해읍 학성리에서 신라시대 비석 중 최고(最古)의 것으로 추정되는 명문 비석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15일 "학성리 주민이 11일 도로공사 현장에서 비석을 발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응급 보존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며 "내용으로 보아 501년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신라 최고비는 504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영일 냉수리 신라비(국보 264호ㆍ1989년 발견)이다. 학성리비가 발견된 곳은 냉수리비 발견 지점에서 동쪽으로 8㎞ 떨어진 곳이다. 비석은 최대 길이 104㎝, 최대 너비 49㎝, 두께 12~13㎝, 무게 115㎏의 부정형 화강암으로 한 면에만 글자가 음각돼 있다.
현재 확인되는 글자는 12행에 총 200자 정도로, 비의 맨 위쪽 일부가 결실됐지만 대부분 판독 가능한 상태다.
왕의 교시를 의미하는 '교'(敎), 신라 6부 중 하나인 '사훼부'(沙喙部), 촌락 이름인 '고리촌'(古利村), 신라 17관등 중 6번째인 '아간지'(阿干支)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비문은 냉수리비나 법흥왕(524년) 때의 울진 봉평 신라비처럼 어떤 특정한 사안에 대한 신라 조정의 판결문을 새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문 맨 앞에 '신사'(辛巳)가 새겨져 있어 이 비석의 연대가 신사년인 501년 혹은 561년임을 보여준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561년 건립된 창녕 진흥왕 척경비에 '아척간'(阿尺干)이나 '사척간'(沙尺干) 등으로 표기된 관등이 학성리비에서는 '아간지'(阿干支), '사간지'(沙干支) 등으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볼 때 더 이른 시기인 501년 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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