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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26년 내전 사실상 막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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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26년 내전 사실상 막 내렸다

입력
2009.05.18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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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간 이어온 스리랑카 내전이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다.

17일 스리랑카 정부가 무장반군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에 대한 군사작전 승리를 선언한 직후 LTTE가 패배를 시인하면서 싸움포기를 선언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LTTE의 국제협력 담당자인 셀바라사 파트마나탄은 이날 친반군성향의 웹사이트인 타밀넷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전투는 결국 비극의 끝을 맞았다. 우리는 이제 총을 가만히 내려놓기로 했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다는 회한만이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사회에 우리 민족을 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LTTE 2만5,000여명은 북동 해안 물라이티부의 3.1㎢ 밀림지대에 완벽하게 포위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만 해도 국토의 3분의 1을 장악했던 LTTE는 지난해 1월 정부군의 파상공세가 시작된 뒤 후퇴를 거듭한 끝에 최근 육상 및 해상 탈출로를 모두 봉쇄당했다. LTTE는 주민들을 볼모로 최근 수 차례 결사항전의 의지를 내비쳐왔다.

우다야 나나야카라 스리랑카 군 대변인은 "교전지역 내 민간인 5만여명은 최근 3일 동안 모두 탈출함에 따라 우리는 인간방패로 이용됐던 민간인 전원을 구출한 셈"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정부군의 공세 강화 이후에만 민간인은 7,000여명이 사망했고, 지난 26년간 진행돼온 내전 과정에서 사망한 스리랑카인은 모두 7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스리랑카 군은 포위된 LTTE 지도부가 집단자살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로이터 통신은 LTTE 최고지도자인 벨루필라이 프라바카란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사라트 폰세카 군 참모총장은 "타밀반군이 세력을 재규합하지 못하게 할 것이며 조만간 잊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은 16일 요르단에서 "우리 정부군이 헌신적 노력을 바탕으로 마침내 군사적으로 반군을 패퇴시켰다"며 내전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스리랑카에 평화는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FP는 "라자팍세 대통령의 소수민족 타밀족에 대한 통합정책 부재가 또 다른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밀족에 대한 차별이 내전 재발의 잠재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내전의 불씨가 다시 지펴질 수 있다는 우려이다.

스리랑카 내전은 1,900만 인구중 74%를 차지하는 싱할리족(불교)과 18%를 차지하는 소수 타밀족(힌두교)의 종족·종교간 반목이 배경이 됐다. 아리안계의 싱할리족은 기원전 6세기부터 스리랑카를 지배했으나, 11세기 인도에서 건너온 드라비다계인 타밀족에 의해 남부지역으로 쫓겨난 전력이 있어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집권한 뒤 싱할리어를 유일 공용어로 삼고 불교우대정책을 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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