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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달나라 도둑' 이 세상 모든 것은 상상에서 출발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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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달나라 도둑' 이 세상 모든 것은 상상에서 출발했어!

입력
2009.05.18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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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지음/비채ㆍ232쪽ㆍ1만원.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란 굉장히 중요한 것이고, 그 바탕에는 상상력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대하소설 <객주> 의 작가 김주영(70)씨가 우화집 <달나라 도둑> 을 냈다. 지난해 한 일간지에 연재했던 글 가운데 62편을 '길' '소년과 소녀' '이야기' '인생' '꿈'이라는 다섯 가지 화두로 추려냈다. '상상우화집'이라는 장르 명칭처럼 책에는 상상력의 잔잔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표제작은 야심한 밤 오싹한 느낌에 문득 잠 깬 집주인의 이야기다. 혹시라도 집에 도둑이 들었나 하고 내쫓기 위해 주인은 흔적을 찾아보지만, 도둑은 흔적도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어디로 갔을까? 아뿔싸! 하늘로 고개를 들어보니 도둑은 하늘에 떠있던 둥근 달을 자루에 넣어 도망친 것. 또한 평상복을 입고 달나라로 가는 미래를 상상한 '은하철도 2090'이나, 백상아리를 손님으로 태우고 오랑우탄이 운전하는 해변의 버스가 소재인 '바다 위에는 버스 정류소가 있다' 같은 작품에서 작가는 직설적으로 상상력의 가치를 상찬한다.

"현대문명이 거둔 물리적 혹은 정서적 수확 가운데 상식적으로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던 상상에서 출발하지 않은 것은 단 한 가지도 없었습니다. 우리의 머릿속을 전광석화처럼 스쳐가는 생각의 작은 편린조차도 그래서 하찮은 것은 아닙니다"이라는 서술은 이 우화집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김씨가 지난해 출간했던 우화집 <똥친 막대기> 에서 보여줬던, '흔히 지나쳐 버리기 쉬운, 하잘 것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것'들에 대한 애정은 이 책에서 더욱 진해졌다. 엄동설한에도 산길 외진 곳 바위에 혼자 앉아 싸늘하게 식은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집배원, 재빠르게 변하는 횡단보도 신호 앞에서 꼬부랑 등을 구부리고 있는 할머니, 개똥벌레, 안데스 산맥의 작은 나무들. "우화라 하면 결말 부분에서 사람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어, 소설 쓰기보다 어려웠다"는 김씨는 "이 책에 쓰인 글들은 내 꿈과 상상력의 자서전이라고 할수 있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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