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장판사 릴레이 시위… 고민깊은 대법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장판사 릴레이 시위… 고민깊은 대법원

입력
2009.05.18 04:54
0 0

15일에도 일선 법원 단독 판사들은 잇따라 판사회의를 열고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행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사퇴 요구에는 여전히 의견이 갈렸다. 다음 주에도 잇따라 판사회의가 예정된 점을 들어 이번 사태가 사법파동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소장 판사들의 저항 강도로 볼 때 진정될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파문의 진원지인 신 대법관은 13일 이용훈 대법원장으로부터 '엄중 경고'를 받고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신 대법관은 소장 판사들이 행동에 나선 최근 이틀 동안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 진을 친 취재진의 눈을 피해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촛불재판 개입 의혹이 불거진 이후 법원 안팎의 '집중포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텨왔던 것에 비춰볼 때 신 대법관의 침묵은 소장 판사들의 용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소장 판사들의 '저강도 저항'과 신 대법관의 침묵이 서로 대치하면서 사법부 수뇌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대법원장으로서는 소장 판사들의 반발을 받아들이기가 일단 쉽지 않다. 사법사상 처음으로 신 대법관에게 '엄중 경고'라는 카드를 제시한 이 대법원장이 소장 판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신 대법관을 징계위에라도 회부한다면 '일부 판사들에게 휘둘린 원칙 없는 수장'으로 낙인 찍히기가 십상이다. 그렇다고 소장 판사들의 릴레이 시위를 좌시할 수만도 없는 처지다.

대법원이 이날 서둘러 사법권 독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방안을 밝힌 것도 이 같은 고민의 산물이다. TF는 재판권의 범위와 내ㆍ외압에 의해 재판 독립을 침해 받았을 경우 이를 구제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TF는 아울러 일선 판사와 법원 수뇌부 간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각급 판사회의 운영과 개선 방안도 모색한다. 심준보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을 팀장으로 법원행정처 판사 6명과 일선 지법 판사 4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되는 TF는 내년 9월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TF 구성 방안이 소장 판사들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TF의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리는 데 비해 소장 판사들의 관심은 신 대법관의 거취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부정적 효과만 부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런 사정으로 대법원 안팎에서는 신 대법관이 결단을 내려줬으면 하는 기대 섞인 주문들이 나오고 있다. 소장 판사들의 반발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신 대법관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린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