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는 숨만 쉬어도 마약을 복용하게 되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양대 도시의 대기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 스페인과학연구위원회(CSIC)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CSIC는 두 도시의 대기에 코카인, 필로폰, 아편 등 마약 성분이 포함돼 있는지를 추적한 결과 두 도시 모두에서 코카인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두 도시의 코카인 농도는 ㎥당 29~850피코그램(pgㆍ1조분의 1g)으로 최대 100피코그램만 검출된 로마, 타란토 등 이탈리아 도시들과 비교할 경우 매우 높은 수치다.
마드리드에서는 코카인 뿐 아니라 헤로인도 검출됐다. CSIC는 마드리드의 시료 채취 장소가 마약 거래자의 활동지 근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SIC는 또 주말이면 마약성분의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미뤄 주말에 이들 약물이 더 많이 소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세계 최대의 코카인 소비국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에 따르면 유럽으로 밀수되는 코카인 등 마약 대부분은 볼리비아와 콜롬비아, 페루 등 남미산이다. 밀매상은 남미에서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으로 코카인을 들여오는데 특히 스페인은 아프리카와 거리가 가까워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스페인과 남미 국가의 언어가 같아 남미에 본거지를 둔 마약 밀매조직에게는 최적의 유럽 통로다. 이렇다 보니 스페인의 코카인 복용자는 한 때 유럽 전체 코카인 복용자의 20%를 넘기도 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주민과 여행자들이 그곳에서 호흡을 하더라도 마약에 중독될 것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마드리드 등에서 1,000년을 산다고 해도 대기 중에서 흡입할 수 있는 코카인 분량은 1회 복용분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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