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M&A, 다시 시즌이다… 구조조정 여파 매물 많고 가격 싸 적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M&A, 다시 시즌이다… 구조조정 여파 매물 많고 가격 싸 적기

입력
2009.05.18 04:52
0 0

작년 하반기 불어 닥친 금융위기 충격으로 일시에 얼어붙었던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가격도 많이 떨어진 편이어서 자금사정이 넉넉한 업체들로선 '기업 사냥'의 호기를 맞은 셈이다.

이와는 별도로 불황을 사업구조조정의 기회로 삼기 위해 형제 기업들끼리 뭉치는 '시너지형 합병'도 잇따르고 있다.

지금이 M&A 적기

작년 하반기는 M&A의 빙하기였다. 꽤 좋은 물건들이 많았음에도 불구, 금융위기 한파로 돈의 씨가 마르면서 '빅뱅'은 무산되고 말았다.

작년 M&A시장의 최대 매물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인 경우. 한화그룹은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조달여건악화로 거의 손에 다 잡았던 대우조선을 놓아야 했다. 동국제강도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금융위기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올 1분기를 거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표상으로 경기회복 징후가 고개를 들고 있는 데다 주식과 회사채 등 직접 금융시장이 빠르게 살아남에 따라 M&A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미 M&A시장은 상전벽해다.

우선 포스코는 최근 대한전선그룹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내놓은 대한ST(스테인레스 생산업체)을 재빨리 낚아챘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세계 최초로 광석원료-제련-스테인리스 생산의 수직통합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와 현대중공업 등도 많은 현금을 무기로 M&A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는 올해 초 두산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놓은 소주 부문을 사들였고, 현대중공업은 비록 이날 가격 차이로 현대종합상사 인수에 일단 실패했지만, `대어(大魚) 낚기'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엔 앞으로 더 많은 매물들이 나올 전망. 우선 지난해 매각이 미뤄졌던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는 올해 다시 매각절차에 시동을 걸 태세다. 대우조선해양과 쌍용건설도 시기만 엿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야 하는 10여개 그룹들도 향후 계열사 처분을 준비하고 있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

불황기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는 기업들도 부쩍 늘고 있다. 가장 소용돌이가 치는 곳은 통신업계다.

가장 먼저 KT와 KTF가 합병을 통해 내달 '통신공룡'으로 재탄생한다. KT는 합병을 통해 단기간에 인건비를 13% 가까이 줄였고, 향후 영업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합병 효과는 장기간 지속될 것이란 자체 분석이다.

여파는 다른 통신사들로도 확산되고 있다.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합병은 현재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태. 양사는 13일 공시를 통해 합병검토사실을 시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성준원 애널리스트는 "양 사가 합병하면 향후 5년간 5,2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되는만큼 합병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 SK네트웍스의 유선 통산사업 통합도 검토 대상이다.

다른 업계에서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합병이 줄을 잇고 있다. 코오롱이 Fnc코오롱을 흡수합병키로 했고, 앞서 현대모비스도 전기장비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오토넷과 통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합병건수는 1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6건)의 두 배를 웃돌았고, 합병금액(11조4,798억원)은 무려 33배나 늘었다.

삼성경제연구소 강원 박사(경영전략 담당)는 "일부 호전된 지표가 나오고 있지만, 달러화 급락 우려와 영국 부도위험 등 여전히 불투명한 요인이 많다"며 "다만, M&A는 최근 같은 상황에서 해야 이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움추리지 말고 성장전략에 맞게 M&A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