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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잇몸에 고약을 붙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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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잇몸에 고약을 붙이시겠습니까?

입력
2009.05.1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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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입 안에도 가정의 달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선물로 주신 28개의 치아 식구를 위한 가정의 달 말입니다.

왜 그렇게 치아를 많이 만들었을까요? 치아가 하나로 돼 있으면 관리도 쉽고 치료도 간단했을 텐데…. 그만큼 치아는 살아 있는 동안 건강 유지에 필요한 영양 섭취의 필수 기관이고 각각의 고유한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생명이 유지되는 한 몇 개라도 남겨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개를 만든 것입니다.

치아 뿌리는 뼈 속에 깊이 박혀 있고 그 위에 잇몸이 덮여 있는 게 정상입니다. 그리고 잇몸에 염증이 없으면 치아를 뽑지 않고 평생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이가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글을 읽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은 예전에 종기가 생겼을 때 붙였던 거무스레한 고약을 기억하리라 생각합니다. 연한 갈색 한지에 싸인 고약 말입니다.

따뜻한 방바닥에 누글누글하게 펼쳐 환부에 붙였다 떼면 누런 고름이 흘러내리고 그 고름을 깨끗이 소독한 뒤 또 붙이곤 했지요. 마지막으로 환근을 빼기 위해 팥알 만한 다른 색깔의 고약을 가운데 얹어 붙이곤 했습니다. 그런데 고약을 뗀 뒤 보았던 종기를 기억하시는지요? 그 고름의 양을.

김밥을 싼 김처럼 28개의 치아 뿌리를 싸고 있는 잇몸을 펼 때 총면적은 손바닥만할 것입니다. 만약 그 전체 손바닥 면적이 고약을 뗀 환부처럼 염증과 고름이 가득한 궤양상태로 누렇게 헐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매일 그 고름을 빨아 먹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런 분은 대화할 때나 가까이서 숨 쉴 때에도 입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지요. 말해주기도 곤란하구요.

사람 몸 중에서 가장 많은 세균이 사는 곳이 어딘지 알고 있는지요? 살아있는 세균을 가장 쉽게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어딘지 알고 있습니까? 또 세균이 가장 많이 득실거리는 곳이 입 속이라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어르신은 아무 증상이 없어 괜찮다구요? 아닙니다. 정밀검사를 해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잇몸과 치아가 벌어지면 치주낭(치아 주변의 주머니)이 생깁니다. 이 곳은 세균 서식처이고 움막집이지요. 치주낭을 오랫동안 놔두면 그 내부 세균은 일정량이 넘어 온 몸에 다니고, 그 잇몸쪽 면은 고름 덩어리고 그 아래는 턱뼈가 없어집니다.

어르신, 입 속 따로 온 몸 따로가 아닙니다. 사람 몸은 혈류를 타고 연결된 한 몸입니다. 그래서 잇몸 속 세균은 전신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결과, 그 세균이 혈관을 타고 온 몸 여기 저기 영향을 끼쳐 전신 질환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치아가 건강 유지와 증진을 위한 영양 공급원의 첫 관문이기도 하지만 그를 둘러싼 잇몸은 전신 질환 발생 진원지라는 사실을 아는 분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 유지는 물론 건강증진을 위해 구강정밀검사로 세균 분포를 확인하는 것과 정확한 억제법을 알아 두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입 속에 고약을 발라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입니다.

박준봉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치주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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