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멜라민 농도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지법 행정부(부장 설범식)는 13일 한국네슬레가 식약청을 상대로 낸 '킷캣미니' 제품 폐기명령 등 취소소송에서 "해당 제품의 멜라민 함유량이 개정된 고시의 정량한계(함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최저 농도)인 0.5ppm을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서울대 종합약학연구소와 한국식품연구소에 의뢰해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질량분석기(LC-MS/MS)' 방식으로 이 제품의 멜라민 농도를 측정한 결과 0.1ppm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식약청은 지난해 12월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 방식으로 측정한 결과 2.89ppm의 멜라민이 검출됐다며 이 제품에 대해 폐기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식약청이 사용한 HPLC 방식은 간섭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LC-MS/MS 방식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정확한 측정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도 추가 확인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한국네슬레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지난해 식약청의 HPLC 분석치를 근거로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들의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청 관계자는 "당시는 멜라민 기준이 별도로 설정되기 전이고 소비자들의 우려가 극에 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독극물인 멜라민이 극미량 검출된 것만으로도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이 적절했다"며 "법원이 왜 멜라민 파동 이후 마련된 기준의 정량한계를 근거로 판단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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