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구룡마을 아파트촌' 글쎄요/ 강남구 추진에 서울시는 부정적 입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구룡마을 아파트촌' 글쎄요/ 강남구 추진에 서울시는 부정적 입장

입력
2009.05.13 23:53
0 0

국내 최대 규모의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은 대단위 아파트촌으로 변모할 수 있을까? 개발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언제 진행될까?

서울 강남구가 개포동의 '구룡마을'에 대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아파트 개발 등을 추진하자 개발방식 및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특혜 시비 등을 우려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해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강남구는 12일 구룡마을 일대 49만여㎡에 대한 정비계획제안서를 민간기업으로부터 제출받아 13일부터 26일까지 주민 열람공고를 끝낸후 구의회 의견청취 등을 거쳐 서울시에 도시정비구역 지정안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안서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분양주택 1,500가구와 임대주택 1,200가구 등 총 2,700가구의 아파트 및 저층형 타운하우스를 건립할 계획이다.

개발을 위해 무허가 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임대주택 입주권을 부여하고, 5년뒤 실비로 분양받을 수 있는 자격을 주는 분양전환부 임대주택을 공급해 재정착률을 100%까지 높인다는 것이다.

구룡마을 개발 소식에 주민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주민들은 아파트 분양 등에 대해서는 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김병찬 '구룡마을 마을자치회' 회장은 "임대기간이 5년인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돈이 있는 사람이 현실적으로 이 마을엔 없다"며 "임대 아파트에 들어가더라도 5년 뒤에 무일푼으로 쫓겨날 것이 뻔한데 아파트를 공급받을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 최모씨도 "주민들은 이번 계획발표를 그냥 또 한 번 지나가는 행사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공람공고를 아예 보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도 "예전에 이런 소식이 들릴 때면 예상 분양가가 어느 정도 될 것 같냐는 전화 문의도 받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썰렁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사실상 개발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는 구룡마을 정비 및 개발 원칙에는 찬성하면서도 ▲투기세력 방지 ▲개발이익 공익화 ▲실제 주민 주거대책 마련 등을 근거로 강남구 개발 계획안은 반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주택분양 등으로 실현되는 모든 이익은 민간업자에게 돌아가고, 도로와 공원 등의 시설물 관리 권한만 공공에 남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개발시기와 관련, 강남구 도시정비구역 지정안이 시에 상정되면 처음부터 의견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 시기는 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룡마을 정비 필요성을 공감하지만 개발 방안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강남구가 최근 실시한 거주자실태조사 결과조차도 부실해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민간개발에 따른 업자들의 이익을 인정하자는 강남구와 공공개발을 통해서 사업을 추진하자는 서울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사업추진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양재대로 남측 대모산과 구룡산 경계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도시미관을 해친다며 정부가 서울시내에서 대대적인 빈민가 철거작업을 벌였던 1986년 7월부터 형성되기 시작해 현재 1,500여가구가 무허가 집단촌을 형성하고 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