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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뛰는데… 한나라 "경선 미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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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뛰는데… 한나라 "경선 미루자"

입력
2009.05.1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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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에서 21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을 7월로 미루자는 연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대충 세가지 이유다. '김무성 원내대표론'이 제안되고 무산되면서 만들어진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고, 당 쇄신안이 성안된 뒤 원내 지도부를 뽑는 것이 합리적이란 게 연기론자들의 주장이다.

또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 통과를 두고 여야 충돌이 불가피한 만큼 신임 원내대표가 손에 피를 묻히기보다 현 원내대표단이 결자해지하는 게 맞다는 논리도 동원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13일"이런 저런 이유로 경선 연기론이 당내에서 상당한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대목은 원희룡 쇄신위원장 등 핵심 인사들이 입을 맞춰 원내대표 경선 연기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연기론은) 격앙된 상태를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푸는 시간이 필요하며, 어차피 6월 국회가 작년부터 이월된 문제를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두 가지 논거가 있다"며 "담담한 마음으로 충분히 의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어떤 결론이라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현행 당규에 따르면 의총 결의가 있을 경우 원내대표 경선 연기는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경선에 나설 후보들의 반대다. 이들이 "절대 안 된다. 경선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어 당내 공감대가 상당하더라도 경선 연기를 관철시키기가 쉽지 않다.

이날 안상수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후보인 김성조 의원과 출마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레이스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정의화 황우여 의원도 조만간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경선 연기 얘기는 당헌ㆍ당규를 모르고 하는 말로 생각하며,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14일 출마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정 의원도 "공당이 뚜렷한 이유없이 약속된 경선을 연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어쨌든 선수들은 뛰기 시작했는데 심판들은 모여서 레이스 연기를 논의하는 이상한 광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4ㆍ29재보선 참패 이후 갈팡질팡하는 한나라당 상황을 보여 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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