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국세청장 인사청탁 사실을 자복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규진) 심리로 열린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건평씨는 "박 전 수석에게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에 대한 인사청탁을 한 것을 굳이 왜 검찰에서 밝혔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설명이 곤란한데 검사와 대화하다 그냥 즉흥적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 사건과 관련해 추가조사를 받으면서 검사와 편하게 얘기하다 의식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말이 나와 사실상 자복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건평씨는 청와대와 고향 봉하마을에서 두 번 정도 노 전 대통령에게 김 씨의 인사청탁을 넣은 사실도 실토했다. 건평씨는 "동생이 처음에는 검토해 보겠다고 하더니 다음에는 심사 기준에 따라 하는 것인데 어려운 것처럼 얘기를 했다"며 "부탁을 떠나 김씨에 대해 동생과 상의를 하려고 했는데 (노 전 대통령의 반응이) 좀 싸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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