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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포청천' 3인방이 떴다/ 레슬링 첫 여성 심판 박선영·정다운·정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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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포청천' 3인방이 떴다/ 레슬링 첫 여성 심판 박선영·정다운·정신혜

입력
2009.05.1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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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매트 위를 주름 잡을 '미녀 포청천' 삼총사가 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박선영 정다운 정신혜(이상 23)의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기가 가득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자 심판의 위엄이 절로 느껴졌다. 태권도와 레슬링 선수를 거쳐 심판이 되기까지 동고동락한 이들은 지난 2월 한국의 첫 여성심판이자 최연소심판이 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을 꿈꿔왔던 3인방은 이제는 포청천으로서 올림픽무대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모이기만 해도 즐거운 그들의 '솔직 발랄한 수다'를 들어봤다.

■ '아줌마'와 '선생'이 된 설렘

'미녀 포청천' 삼총사는 지난 4월 전남 해남에서 열린 회장기전국대회에서 심판 데뷔전을 가졌지만 '아줌마'라는 소리를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다운은 "아직 판정이 미숙해 업(그쳐를 선언하고 선수를 일으키는 행위)을 선언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자 관중석에서 아줌마 '업' '업'이라고 외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줌마는 처녀들이 듣기에는 분명 거북한 말이었지만 심판이 되기 위해서는 기꺼이 감수해야 했다.

이외에도 심판으로 우뚝 설 수 있을 때까지 이겨내야 할 관문이 많았다. 박선영은 "선수 때는 심판이 쉬워보였다. 하지만 선수들의 머리 위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항상 서야 하고 뛰지 않고 재빨리 스텝을 밟아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많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박신혜는 "특히 심판 판정이 승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감하고 빠른 판단력이 필요하다. 양 어깨가 매트에 닿으면 폴을 선언해야 하는데 판정이 늦은 바람에 승패가 바뀌는 실수를 범한 적도 있다"며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심판을 상징하는 노란 넥타이를 매고 나서 좋은 점도 생겼다. 존경의 의미를 담고 있는 '선생'이라는 호칭을 듣는 것. 정다운은 "선생이라는 호칭은 우리를 그만큼 인정해준다는 의미라서 듣기 좋다. 또 심판이 되니 선수 출신 선배들도 깍듯이 대하고 유달리 친한 척을 하는 등 심판의 파워를 느꼈다"고 말했다.

■ 올림픽 그 세 번째 도전과 하나의 꿈

리라아트고교 1학년 때는 태권도 도복을, 2학년부터는 쫄쫄이 타이츠를 입고 레슬링으로 전향했던 삼총사는 2007년 2월 레슬링을 그만 둘 때까지 항상 함께했다. 지난 2월 레슬링 심판 입문 시에도 한치의 망설임 없이 같은 길을 선택했다. 운동을 시작한 뒤 언제나 올림픽이 꿈이었다.

태권도와 레슬링 선수로는 닿지 못했던 꿈을 심판으로서 반드시 이루겠다는 삼총사의 각오는 다부졌다. 박선영은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심판은 두서너 명밖에 없다.

아직 젊어 심판 배정 등의 특혜와 기회가 많기 때문에 꼭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올림픽무대를 밟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심판 자격증 시험은 오는 7월. 국제심판이 된다면 이들의 꿈도 한 발짝 가까워진다.

같은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3인방에겐 옆에서 서로를 아껴주는 동무가 있다는 건 더 없이 큰 힘이 된다. 정다운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항상 곁에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서 잘 안다.

심판 데뷔에 앞서서도 두 명이 선수 역할을 맡고, 한 명이 심판을 보는 모의연습을 하거나 경기 진행을 모니터해주는 등 짝이 잘 맞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미녀 포청천'이 2012년 런던올림픽 드림을 이뤄 한국 레슬링의 위상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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