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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에 대통령 아들 집을 사주려 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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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에 대통령 아들 집을 사주려 했다니

입력
2009.05.1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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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건넨 돈은 미국에 아들 건호씨의 고급주택을 사고 생활비로 쓰기 위한 자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검찰 수사결과에 대한 노 전 대통령 측의 해명은 이제 옹색하다 못해 구차스럽기까지 하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그 동안 박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의 사용처에 대해 계속 말을 바꿨다. 처음에는 모두 빚을 갚는데 썼다면서도 채권자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법에도 없는 '자연채무'까지 들먹였다. 그러나 검찰이 송금내역을 들이대자 뒤늦게 권씨의 진술서를 통해 자녀들에게 약 40만 달러를 송금하고 그들이 귀국할 때마다 5만~10만 달러씩 줬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역시 빚 갚는데 썼다고 했다.

검찰이 그제 100만 달러 외에 추가로 40만 달러가 박 전 회장의 홍콩 현지법인 계좌에서 미국에 살던 딸 정연씨에게 송금된 사실을 밝혀내자, 이번엔 "40만 달러는 100만 달러에 포함된 돈"이라고 강변했다. 박 전 회장이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별개 돈"이라고 진술했는데도, "빌린 돈으로 송금하고 박 전 회장 돈으로 갚았다"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되풀이 했다.

그 돈으로 미국 뉴저지주에 건호씨의 고급주택을 구입하려 한 사실이 확인되자 '대통령 아들로 살아야 하는 멍에'와 권씨의 '빗나간 자식 사랑'으로 포장하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권씨와 두 자녀, 박 전 회장과 정 전 비서관 등이 얽히고 설킨 복잡한 돈 거래를 노 전 대통령만 몰랐다는 주장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40만 달러도 지난달 9일 인터넷에 사과문을 올릴 때까지도 몰랐다고 주장한다.

이런 해명에 고개를 끄덕일 국민이 있을까. 도무지 사리에 맞지 않는 임기응변식 해명을 되풀이하는 모습에 국가 위신과 전직 대통령 예우를 고려해 구속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던 여론조차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노 전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현명한 판단과 처신으로 그나마 남은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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