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 있는 동안 내 국적은 한국이 아니라 영화입니다."(이창동 감독)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은 13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경쟁부문 심사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사벨 위페르 심사위원장은 "난 심사위원장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며 "그저 영화에 대한 사랑을 심사에 반영할 뿐"이라고 말했다.
2000년 '박하사탕'(감독주간), 2007년 '밀양'(경쟁부문)에 이어 세 번째 칸을 방문한 이창동 감독은 굵고 짧은 답변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감독은 "나는 내가 좋은 영화를 평가하기엔 능력이 부족한 것을 잘 안다"며 낮은 자세로 심사에 임할 뜻을 밝혔다. 그는 "다른 심사위원의 의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영화에 대해 질문을 할 것이다. 영화는 우리 사회의 매개체인데 그 역할을 제대로 하는 지를 위주로 심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영화인 '박쥐' 심사를 하며 좀 더 특별하게 접근할 것이냐"는 얄궂은 질문에는 이 감독은 "칸에 있는 동안 나의 국적은 영화"라고 재치있게 답해 많은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칸=라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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