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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 1%' 시한부 생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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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 1%' 시한부 생존' 맞는다

입력
2009.05.1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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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교육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안 덩컨 교육장관은 11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좋지 않은 학교 5,000개를 5년에 걸쳐 폐교시키고, 이 과정에서 능력 없는 교장과 교사들은 해고하도록 하는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폐교된 학교는 새로운 교장과 교사들을 영입해 다시 개교하게 된다.

이날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오바마 행정부의 교육재정과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덩컨 장관은 직설적인 화법을 동원하며 미국 중고등학교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일생에 단 한번 뿐"이라며 "오바마 행정부는 레이저처럼 정교하게 초점을 맞춰 성적이 나쁜 학교들을 오랜 기간에 걸쳐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고등학교를 "중퇴자 공장(dropout factories)"이라고 표현, 중고교가 개혁의 집중 대상임을 시사했다. 미국의 중고교에서는 졸업하지 못하고 중도에 탈락하는 학생이 5명 중 2명에 이른다.

덩컨 장관이 밝힌 개혁 내용은 매년 성적이 최하위인 학교 1,000개를 선정해 폐교시켜 5년 동안 5,000개 '부실학교'를 축출한다는 것이다. 학교 1,000개는 미 전역 학교의 1%에 해당한다. 부실학교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교장이나 교사들의 부적격이 드러나면 전원 해고한 뒤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해 폐교된 학교를 새로운 학교로 거듭나게 한다는 방안이다. 법적으로 학교 폐쇄 권한은 미 대통령이 갖고 있지 않다.

지역별 교육자치구나 주 당국이 폐교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래서 오바마 행정부는 경기부양법에 포함돼 있는 교육예산을 개혁의 칼자루로 활용하기로 했다. 조지 W 부시 정부때 보다 2배 이상 많은 교육예산을 확보한 오바마 행정부는 이중 50억달러를 부실학교 개조에 쓸 계획이다. 1개 학교 당 평균 100만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덩컨 장관은 "밑바닥 학교 1%를 5년 동안 바꾼다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수천만명의 어린이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폐쇄되는 학교를 자립형 공립학교(차터스쿨)로 전환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덩컨 장관은 시카고 교육감으로 재직할 당시 이 같은 부실학교 퇴출 프로그램을 주도했고, 실제 지난해 8개 학교를 차터스쿨로 전환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학생들의 뒤떨어진 학업능력을 여러 차례 비판해왔다. 미국학교의 수업시간이 한국 등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부족하고, 수학ㆍ과학 실력도 뒤떨어진다는 등 미국 교육시스템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AP 통신은 부실학교들이 폐쇄될 경우 교사들의 재취업 문제는 각 교육청과 교사노조와의 계약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카고에서는 학교가 폐쇄된 교사들 중 일부는 지원절차를 거쳐 다시 교사로 채용됐다. 뉴욕에서는 폐쇄된 학교의 교사를 '대체교사'예비 명단에 포함시켜 계속 급여를 지급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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