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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문제 타개할 새로운 틀 궁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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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문제 타개할 새로운 틀 궁리하길

입력
2009.05.1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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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와 북핵 문제의 교착상황을 타개할 실마리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화와 협상의 손길을 뿌리치는 북한의 기세만 등등해지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북한의 대남정책 공식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주말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남 사이의 대화에 대해서는 논의할 여지조차 없다"고 못박았다.

우리 정부가 탈북자와 개성공단의 현대아산 직원 장기 억류 문제를 국제 이슈화하려는 것을 문제 삼아 표출한 반발이다. 이 바람에 기대를 걸었던 개성공단 2차 접촉에도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북미 양자관계 진전과 이를 통한 남북관계 경색 타개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미국이 다양한 채널로 대화 의지를 표시하고 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는 탓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일 성명을 통해 "우리와 적대시하는 상대와 마주 앉았댔자 나올 건 아무 것도 없다"며 아예 대미 대화무용론을 들고 나왔다. 오바마 정부 100일간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볼 때 전임 부시 정부와 다를 게 없다는 주장도 폈다.

현 단계에서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거부하고 공세적으로 나오는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남ㆍ대미 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북한의 체제 유지와 생존전략의 틀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2차 핵실험과 우라늄 농축기술 개발 등을 통해 핵 억제력을 강화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을 늘려나가겠다고 한 것도 단순히 미국의 관심 유도용이나 협상용이 아니라 그 자체로 정책목표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대외정책과 전략이 이렇게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면 대화와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내기는 매우 어렵다. 적어도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고립과 대결을 택한 북한을 돌려 세울 수 없다. 전혀 새로운 틀과 발상으로 정부의 대북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에게 떨어진 발등의 불이기도 하다. 정부는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관련국들과 함께 상황 타개를 위한 진지한 모색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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