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의 작가 등과 인연담은 에세이집 내기도
일본 교토(京都)의 전통여관 히이라기야에서 90세가 가까워질 때까지 여관 종업원 나카이(仲居)의 한 길을 걸어 훈장까지 받은 다구치 야에(田口八重)씨가 노환으로 2월 말 별세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향년 99세.
일본 기후(岐阜)현 출신으로 28세에 히이라기야에서 나카이가 된 후 60년 동안 그 일을 이어온 다구치씨는 장인정신을 인정 받아 일본의 접객업 종사자로는 처음 1969년에 훈장을 받았다.
91세 때는 나카이 일을 하면서 손님으로 만난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 등 유명 작가들과 인연을 소개한 에세이를 냈다.
이 책에서 다구치씨는 "손님이 편하게 잘 수 있는 베개나 침실의 적당한 밝기 등 개인적인 부분까지 손을 미치는 것이 나카이 일의 특징이 아닐까요. 그 때문에 마음이 통해 개인적인 상담도 한다든지, 공적으로는 거의 드러내지 않는 의외의 면을 슬쩍 보이는 것입니다. 손님과 마음으로 만났던 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나의 보물입니다"고 회상했다.
이 에세이는 원로 연극배우 모리 미쓰코(森光子)씨가 NHK 라디오를 통해 낭독, 화제를 몰고 왔으며 지금까지 22쇄를 찍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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