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두 달이나 남았지만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은 벌써 해외를 향하고 있다. 영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해외 영어캠프(단기 어학연수)를 통해 자녀의 실력을 끌어 올리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프 특성과 주관업체 등을 꼼꼼히 살피지 않고 섣불리 덤벼들었다가는 애먼 돈만 날리고 자녀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힐 수 있다. 해외 영어캠프 선택 요령을 알아본다.
■ 믿을만한 기관을 선택하라
운영 실적은 해외 영어캠프 선택의 첫 번째 고려사항이다. 과거 기획안, 홍보지, 자료집 등을 점검해 보면 해당 업체의 운영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축적된 경험과 실적은 과장 광고로 포장될 수 없는 부분이다.
'주최'와 '주관'의 차이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간혹 신규 업체들이 언론사, 기관 등을 주최로 내세워 참가자를 모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캠프 운영 및 사고 책임은 주관업체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주최 기관의 명성에 휩쓸려 주관 업체를 점검하는 일에 소홀히 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뚜렷한 분야 없이 백화점식으로 여러 나라의 해외캠프를 모두 취급하는 업체들은 실제로는 캠프를 운영하지 않는 알선업자일 가능성이 크다.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3개 이상의 국가, 지역에서 캠프를 개최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업체는 몇몇 대형 교육기업 뿐이다. 한 국가에서 1개 캠프를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를 골라야 기대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캠프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교육 및 숙박 시설이다. 가끔 정식 시설이 아닌 리조트 등을 빌려 무자격 영어강사들이 가르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행사 장소, 숙박 형태, 식단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미국 등 북미지역은 소규모 홈스테이(민박)도 정부 및 자치주의 허가를 받아야 운영이 가능해 인ㆍ허가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학원이라면 해당 과목이 허가된 교육시설인지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
■ 정보수집은 내 손으로
해외 영어캠프는 주관업체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유학원, 어학원 등 해외 캠프에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된 업체만 4,000여곳에 달한다. 하지만 이중 80% 이상이 참가자만 모집하고 주관업체에 인적사항을 넘기는 역할에 그쳐 매년 피해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가 현지에서 직접 운영하는 캠프에 자녀를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해외 캠프 관련 정보를 얻으려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효과적이다. 성수기인 여름방학에는 업체들이 인터넷, 신문 광고, 전단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기 때문에 과장 광고에 현혹되기 쉽다. 이럴 때 공개 설명회에 참석하거나 업체 사무실을 방문하면 업체간 운영 노하우 차이가 금세 드러난다.
공개 설명회는 프로그램과 숙박시설, 안전대책, 강사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고, 방문 상담을 통해서는 인력구성이나 관련 허가사항, 안전대책, 운영능력 등을 확인한다.
홈페이지 점검도 필수이다. 상시 운영하는 홈페이지가 없다면 일단 참가자부터 모집한 후 숙소와 강사를 섭외하는 '반짝 이벤트'일 가능성이 크다. 또 게시판이 부실하거나 과거 행사 내용 등이 소개되지 않은 곳은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 보험가입 여부, 비자 종류도 체크해야
실제 현지에서 캠프를 주관하는 업체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보험가입 서류를 확인하는 것이다. 알선업자들은 업체 명의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 보험 서류에는 행사 참석 인원, 기본적인 안전 대책 등이 나와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는 업체는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다.
비자 종류도 중요하다. 많은 업체가 참가비용을 낮추고자 캠프 참가자에게 관광비자를 받게 한 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관광비자로는 현지 공ㆍ사립 학교나 어학원 등에서 공부할 수 없다.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반드시 학생비자(미국, 캐나다), SSP인증(필리핀) 등 학생 자격으로 해당 국가에 입국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받는지 점검하자.
마지막으로 참가비를 입금하기 전에 계약서에 명시된 환불규정, 피해 보상 등의 조항을 확인해야 한다. 금전적 피해 등에 대비해 캠프 업체의 사업자등록증, 관련허가증 번호도 적어 두는 것이 좋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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