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측이 박연차(64ㆍ구속)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추가로 40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검찰이 12일 밝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2007년 9월 박 전 회장이 홍콩 현지법인 APC계좌의 돈 4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34)씨에게 송금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전날 오후 정연씨와 남편 곽상언(38)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APC 계좌 추적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자금이 세탁과정을 거쳐 미국에 있는 정연씨 지인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는 2007년 6월 전달된 100만달러와는 명목과 출처가 다른 별개의 돈"이라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정연씨 부부가 이 돈을 관리처분했으며, 조사에서도 이를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돈의 전달과정에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관여한 사실을 밝혀내고, 박 전 회장과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사실관계를 시인하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특히 이 돈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의 요구로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 이번 주중으로 예상되는 권 여사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에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이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 포괄적 뇌물 혐의에 이 부분을 추가할 방침이다.
노 전 대통령측은 그러나 "애초 100만달러에 포함돼 있던 돈"이라고 추가 금품수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 전 비서관이 (권 여사의 부탁으로) 박 전 회장에게 100만달러를 요청했던 때부터 그 중 일부를 미국에 송금하기로 예정돼 있었던 것"이라며 "권 여사가 이를 다 인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박 전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후 1시30분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63)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세무조사를 맡았던 조홍희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도 두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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