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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래 동식물 생태계 교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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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래 동식물 생태계 교란 걱정스럽다

입력
2009.05.1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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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는 개발로만 파괴되는 것이 아니다. 외래 동식물의 유입과 확산이 더 큰 위협이 된다는 사실은 1970년대 식용으로 들여온 황소개구리와 큰입베스가 입증했다. 번식력과 포식성이 왕성한 데다 천적마저 없는 이 외래동물이 자연으로 유입되면서 전국 저수지나 연못에 살던 토종개구리 같은 양서류와 어류들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물고기 알과 치어는 물론 수초까지 먹는 파랑볼우럭(블루길), 작은 생물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붉은귀거북도 있다. 목장에 침입해 군락을 이루며 사는 다년생식물 도깨비가지, 도로와 물길을 따라 널리 퍼지면서 토착 식물의 성장을 막는 단풍잎돼지풀의 피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가 이렇게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종 10종을 '법정생태계 교란 야생동식물'로 지정했지만 '사후약방문' 격이 됐다.

그에 앞서 선진국처럼 철저한 사전 평가와 조사를 통해 생태계 교란 위험성이 있는 동식물의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미 들어온 것들은 정착 초기에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비용도 줄이고, 피해도 줄일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그저께 사향쥐와 빗자루국화, 미국가막사리, 큰김의털 4종을 생태계를 교란할 위험성이 큰 새로운 외래동식물로 발표한 것도 이런 목적에서다.

사향과 모피를 얻기 위해 현재 130여 농가가 사육하고 있는 1만 마리의 사향쥐가 관리 부실이나 경제성 문제로 사육을 포기해 자연으로 유입된다고 가정해 보자. 번식력이 좋아 전국의 하천과 습지가 이내 파괴될 것이다. 일본 등에서 사향쥐를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만 봐도 위험성을 알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동식물은 이 외에도 무지개송어, 가시비름 등 13종이나 더 있다. 그러나 법정교란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늦기 전에 법적 근거를 마련해 자연의 외환(外患)에 대한 체계적 예방과 제거 및 확산 방지를 서둘러야 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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