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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호우특보… 걱정되는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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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호우특보… 걱정되는 기상청

입력
2009.05.1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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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11일 10~20㎜ 내외로 촉촉한 단비가 내린 강화 일대에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오보를 내는 바람에 주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호우특보까지 내렸다가 5시간 뒤에야 관측장비가 오작동을 일으킨 사실을 파악하고 허겁지겁 해제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인천 강화군 불은면에 0시부터 오전 6시50분까지 내린 비가 54.5㎜로 관측됐다며 오전 7시를 기해 강화군을 포함한 인천 전역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이 지역의 강수량은 오전 9시께는 108.5㎜로 급증한 것으로 관측돼 기상청은 오전 10시 강화군의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격상했다. 방송들도 이날 오전 기상청을 인용해 강화 일대에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며 비 피해 주의를 당부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실제 이 시간 불은면에 내린 비는 시간당 5㎜ 내외로 겉옷을 간신히 적실 정도에 불과했다. 강화군 내 다른 관측 지점인 화도면, 교동면, 서도면도 각각 15.5㎜, 19.5㎜, 20.0㎜만 비가 내려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었다.

현지 주민들 역시 난데 없이 호우특보가 내려지는 바람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는 12시간 내에 각각 80㎜, 150㎜ 이상의 비가 내려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된다.

기상청은 뒤늦게 불은면에 설치된 무인자동관측장비(AWS)가 오작동을 일으킨 사실을 파악하고 부랴부랴 낮12시에 인천과 강화군에 발효됐던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를 해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새벽 장비 인근에 떨어진 낙뢰의 영향으로 센서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다른 지역에 비해 유달리 강수량이 높게 관측됐지만, 비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장비 확인에 앞서 호우특보를 발령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낙뢰에 따른 오보 사고가 잇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에 544개가 설치된 AWS는 강수량과 기온, 풍향, 풍속 등 4종류를 측정해 실시간으로 전송하는데, 고장 여부를 자체 파악하는 기능이 없어 집중호우인지 장비고장인지 여부를 조기에 판단하는 것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지 관공서 등에 탐문 전화를 하는 등 신뢰도를 보강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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