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화합 차원에서 제시됐던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물건너가자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원점으로 복귀했다. 안상수 정의화 황우여 의원 등 4선 중진 3명이 대결하는 당초 구도로 회귀한 것이다.
하지만 4ㆍ29 재보선 참패와 김무성 카드 무산을 거치면서 경선 판세에 미묘한 변화가 있어 최종 승부가 어떻게 가려질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21일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11일 구성함으로써 열흘 동안의 경선에 돌입했다.
안상수(경기 의왕ㆍ과천) 정의화(부산 중ㆍ동구) 의원은 13일, 황우여(인천 연수) 의원은 14일 정식으로 경선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현재 판세는 안 의원과 정 의원이 앞서가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황 의원이 추격하는 2강1중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재보선 전까지는 친이계 다수로부터 지지를 받아 온 안 의원이 다소 앞서는 상황이었는데 '김무성 카드'가 불거진 뒤 정 의원이 세를 확산시키면서 두 의원이 접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안 의원과 정 의원은 모두 친이계이지만 리더십 스타일에서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원내대표를 한 번 지낸 안 의원은 적극적 추진력과 돌파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정 의원은 화합ㆍ온건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다.
당내 화합이 강조되면 정 의원이 높은 점수를 받게 되지만 친이계가 '친박 포용론'을 포기할 경우에는 안 의원 쪽으로 무게가 쏠리게 된다. 안 의원은 친박계에 접근하기 위해 친박 성향의 김성조 의원을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결정한 상태다.
부산 출신인 안경률 사무총장이 사표를 내기 전까지만 해도 "영남 출신이 대표와 사무총장, 원내대표까지 맡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가 일부 있었으나 지금 출신 지역은 큰 변수가 되지 않는 분위기다.
황 의원은 중립 성향으로 분류된다. 계파가 없는 황 의원은 고정표에서는 밀리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두 계파의 표를 고루 얻어 당선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당내 일부에서는 원내대표 후보군 중에서 1명이 갑자기 뜻을 접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있어서 경우에 따라 판세가 급변할 수도 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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