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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LG전자, 어려울 수록 正道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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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LG전자, 어려울 수록 正道경영

입력
2009.05.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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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력사에 경조사 알리면 불이익 '투명경영'

"어려울수록, 투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취임 이래, 일관되게 유지해 온 '정도(正道) 경영'의 핵심이다. 불황일수록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이런 때일수록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등 LG'에 올라, 지속 가능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즉, LG그룹의 '정도경영'이란 단순히 좁은 의미의 윤리경영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 세계 시장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LG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역시, 정도경영을 통해 불황의 늪을 헤쳐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정도경영의 체계적인 실천을 위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윤리위원회'와 '윤리사무국'을 두고 있다. 특히 임직원들의 직무와 관련된 협력업체의 주식보유와 명절이나 진급시 수수한 금품 및 선물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을 경우엔 윤리사무국에 자발적으로 신고토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윤리규범 위반의 사전 방지와 부정비리 척결 등 정도경영의 실천을 위해 신문고 제도도 운영 중이다.

원청 기업과 하도급 업체와의 갑을 관계를 이용하면서 하청업체를 상대로 금품을 거래하는 행위에는 엄격한 제재가 따른다. LG전자는 협력회사에 금전을 빌린 경우에도 역시 금전을 수수한 것과 똑같은 징계가 내려진다. ▦경조사 내용이 적힌 안내장을 협력회사에 직접 전달하거나 발송하는 행위 ▦외부의 이해관계자가 볼 수 있는 게시판 등에 경조 내용을 게재하는 경우 ▦경조사 내용을 본인이 직접 전달하거나 상사 및 동료, 부하 직원을 통해 공공연히 알릴 때 등에도 해당 직원에겐 그만큼 불이익이 주어진다. 현금 등을 의도적으로 수취하기 위한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LG전자는 협력사로부터 선물을 받았을 때, 다시 되돌려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부패나 변질의 우려가 있는 생선이나 육류 선물 수취 등)에는 소속사 대표자 명의로 양로원이나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 종교단체에 기부하도록 돼 있다.

LG전자 임직원은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일반적인 범위내의 경조금(5만원 기준)만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 협력회사와 골프, 스키 등 고가의 스포츠는 물론이고 고스톱ㆍ카지노와 같은 도박성 오락은 불허한다. 아울러, LG전자 임직원은 모두 업무와 관련된 협력회사에 투자를 할 수 없으며 협력회사와 함께 동산이나 부동산 투자도 엄격히 금한다.

교육적인 측면도 강화하고 있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도경영이 효과적으로 체계화할 수 있도록 온ㆍ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한다.

LG전자의 정도경영은 해외에서도 계속된다. 전체 임직원 8만명 가운데 5만여명이 외국인인 점을 감안, LG전자는 대부분의 해외 법인(84개)에 현지인 정도경영 전담 강사를 배치시켜 정도경영의 확산을 돕고 있다. 이들은 교육이 필요한 부서를 찾아, 윤리규범과 사례 등 정도경영에 관한 강의와 상담을 병행한다.

임직원들 중 해외 파견자들 역시 정도경영과 관련된 교육을 받지 않고선 해외로 나갈 수 없으며 이 교육 과정에는 해외 주재원이 지켜야 할 품위와 현지에서의 문화적 갈등에 대응하는 방안들도 포함돼 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도 분기 당 1회씩 정도경영과 관련된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보내며 그 중요성을 수시로 역설하고 있다. 남 부회장은 "고객, 임직원, 협력회사, 주주 및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 정도경영은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했다.

■ 김영기 부사장 "20년 무분규 교섭 자원봉사가 밑바탕"

"사회공헌이야말로,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이죠."

김영기(56ㆍ사진) LG전자 지원부문장(부사장)은 "사회공헌의 궁극적인 목적은 회사와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볼 수 있다"며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 완수에 대한 의미를 이렇게 표현했다.

꿈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의미에서 내건 '꿈을 이루는 사랑, LG전자'라는 사회공헌활동 슬로건도 이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다. 미래 지향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LG전자 사회공헌의 기본 덕목은 '함께 참여하는 자발적 맞춤형 활동'.

"기업에서 강제적으로 임직원들을 자원봉사에 참여 시키는 건, 자원봉사의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참다운 봉사활동이 아닙니다."

2005년에 시작, 임원들이 매달 급여의 0.5%씩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회사 또한 임원들이 기부한 동일금액을 '1:1'로 출연해 조성된 임원사회봉사기금과 1995년부터 전 직원의 95%에 해당하는 인원이 매월 급여의 1,000원 미만을 사회공헌 후원금으로 조성하는 '우수리 기금'등은 LG전자의 이 같은 자발적인 사회공헌 활동의 모토를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노ㆍ사 양측이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은 회사 경영에도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20년째 무분규 교섭으로 건전한 노ㆍ사관계를 형성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정 받고 있는 것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함께 얼굴을 맞대고 진행해 온 자원봉사 활동이 촉매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시작된 사회공헌 활동이 경영진과 노조 사이에 보이지 않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지속가능 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LG전자가 올해 사회공헌 활동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기아 해결과 환경 문제.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사회공헌 활동은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돼야 하며, 기업의 성격과 사업 영역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진단에서다.

올해 4월 세계식량기구(WFP)와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맺고 아프리카 기아 구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도 이런 LG전자 사회공헌 활동의 연장선상이다. LG전자의 기아구제 사업에는 환경보호를 포함해 학교급식 및 에이즈 환자 재활지원 등이 포함된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지구촌 곳곳에 퍼져 있는 절대 빈곤과 환경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중ㆍ장기적인 자생기반 마련에 기여하면서 세계 시민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협력업체와 상생경영

LG전자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파트너십 원칙'을 통해 중소 협력업체들과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 원칙이란 지난해 5월에 제정 발표한 것으로 공정성과 경쟁력 강화, 전략 공유, 협력 관계 구축 등 4가지 원칙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즉 신제품 개발부터 경영 전략까지 혁신 활동에 공동 노력을 기울여 신뢰 관계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과 품질 등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협력 업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금 지원 뿐 아니라 직원 교육과 기술 지원, 필요한 경우 인력 파견까지 제공하고 있다. 자금 지원은 회사 당 연리 4%대에 20억원 이내에서 5년간 총 1,000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또 종전 60일이던 결제 기간을 30일로 줄이고 현금 결제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협력업체들이 누리는 지원 효과가 연간 5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협력 업체들이 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은행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외환, 신한은행 등 7개 은행과 미래 채권 담보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LG전자 구미교육센터를 협력 업체 전문 교육기관으로 지정해 협력 업체 직원들에게 경영자후계자 과정, 전문기술 교육, 생산기술 전문가 과정 등을 무료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협력 업체는 총 708개사, 1,459명에 이른다.

이와 함께 협력 업체 등록 및 거래과정을 인터넷으로 투명하게 공개해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대기업이 격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협력 업체의 동반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협력 업체에 대한 기술, 인력, 경영 등을 포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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