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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실리는 '박근혜 대항마'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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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실리는 '박근혜 대항마' 정몽준

입력
2009.05.1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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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방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 이명박 대통령을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수행하게 된 것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최고위원이 국회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을 맡고 있어 이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보다 깊은 뜻이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4ㆍ29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이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으로 어수선한 시기에 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인식돼 온 정 최고위원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4월 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땐 수행 의원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꼭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을 수행토록 할 필요는 없었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11일 "이 대통령으로서는 당내 다양성 및 상호견제 구도 확보를 위해 스타급 정치인이 많이 나와 주기를 바라지 않겠느냐"면서 "방미 수행에 그런 의중이 실렸다고 보기에는 좀 약하지만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선 당쇄신특위원장을 맡은 원희룡 의원, 당권 도전 의사를 갖고 있는 홍준표 원내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등의 잠재력도 거론된다.

정 최고위원의 방미 수행이 공개된 과정도 흥미롭다. '친박계 김무성 원내대표'카드 무산으로 흔들리고 있는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을 '한미 정상회담 특사'로 칭하며 수행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이 "특사가 아니라 수행"이라고 정정하자 박 대표는 "격이 떨어지는 것 같아 특사라 했다"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청와대 발표 전에 박 대표가 굳이 메신저 역할을 한 것에 대해선 청와대 기류가 박 대표에게 전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작 정 최고위원 측은 청와대의 '가능한'의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정 최고위원은 지금처럼 당내외 현안에 대해 비판적, 독자적 접근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을 긋는다.

다만 정 최고위원이 4ㆍ29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을 '친목단체'라고 비판한 데 이어 '박 전 대표가 참여하는 조기전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분리 선거'등과 관련해 연이어 선도적 입장을 밝히고 나서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고태성 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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