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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비용으로 색다른 체험" 기이한 여행 코스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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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비용으로 색다른 체험" 기이한 여행 코스 인기몰이

입력
2009.05.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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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와 남태평양의 리조트는 텅텅 비어 있고, 디즈니랜드는 방문객 감소로 직원을 대거 해고했다. 여행 경기는 이렇듯 악화일로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몰리는 관광지도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8일 인터넷판에서 "적은 비용으로 방문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기이하고 특이한 볼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하수처리장은 요즘 관람 예약자로 넘쳐 난다. 샌프란시스코 공공시설위원회의 캐타니아 갤반은 "하수시설 투어에 참여하려는 이들이 왜 증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아해 하면서도 "여기라도 오지 않으면 사람들이 토요일 오전에 무엇을 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루이지애나주 해안의 유정(油井) 지역도 때 아닌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벌질 앨런 유정박물관 대표는 "카트리나 때문에 박물관 안내간판까지 날아갔음에도, 사람들이 알고 찾아온다"고 말한다. 관광객들은 석유시추시설 위에서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음식을 조리해 식사하는 모습 등을 지켜볼 수 있다.

진귀한 미술품이 가득한 대형 박물관보다 특이한 주제의 작은 박물관도 인기다. 호화로운 정원이나 저택에서 주말을 보내던 영국인들은 노팅엄셔에 위치한 워크하우스 박물관으로 몰려들고 있다. 각 시대별 빈곤층의 삶을 주제로 하는 이 박물관은 19세기 극빈자의 생활 방식이나 1970년대 노숙자 보호시설의 모습 등을 재현해 놓고 있다.

이 박물관은 현재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가 운영중인 영국 내 수백 개 시설 중 유일하게 관람객이 증가세다. 미국 텍사스주의 감옥 박물관도 인기다. 최초의 사형용 전기 의자와 1982년 첫 약물 투여를 통한 사형 집행 당시 사용된 장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여행 안내서 론리플래닛은 "기이한 볼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본격적인 자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론리플래닛이 최근 발간한 안내서에는 '피해야 할 여행지' 목록에 들어갈 법한 장소가 대거 포함되어 있다. 미국 유타주 남동부의 일부다처제 마을, 캘리포니아주 지진 피해지역, 음산하고 기이한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남부고딕소설 체험 여행 등이 이 서적이 추천하는 여행지다. 회사 관계자는 "오싹한 공포, 끔찍한 가난, 무자비한 인종차별의 흔적 등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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