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자부하던 메이저리그가 또 다시 금지약물 충격에 휩싸였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스테로이드 파문이 채 잠잠해지기도 전, 이번엔 매니 라미레스(37ㆍLA 다저스)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밝혀졌다.
통산 12차례 올스타에 선정됐고, 9차례나 실버 슬러거상(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는 상)을 수상한 라미레스는 현역 최다 만루홈런(20개) 기록까지 갖고 있다. 올시즌(27경기) 성적은 타율 3할4푼8리 6홈런 20타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8일(한국시간) "다저스 외야수 라미레스가 메이저리그 금지약물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임에 따라 즉시 5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라미레스는 "최근 개인적인 건강 문제로 의사를 찾았는데, 그에게서 받은 약 중 규정에 걸리는 성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규정에 의하면 이러한 실수도 나의 책임"이라며 징계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라미레스는 "지난 5시즌 동안 15번의 금지약물 테스트를 받았고 그때마다 통과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라미레스가 복용한 약물은 운동능력 강화제의 일종이라고만 알려졌다.
최근 엄격해진 메이저리그 금지약물 규정에 따르면 첫 번째와 두 번째 양성 반응에 각각 50경기와 100경기 출전 정지가 내려지고, 세 번째마저 적발될 경우 선수 자격이 박탈된다.
로드리게스는 2003년에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사실이 최근에야 밝혀져 징계는 피할 수 있었다. 2003년은 금지약물 위반에 대한 징계 등 의무 규정이 확립되기 전이다.
마크 맥과이어(전 세인트루이스) 로저 클레멘스(전 양키스) 배리 본즈(전 샌프란시스코) 등 대스타들이 줄줄이 약물 스캔들로 쓸쓸히 고개를 숙인 가운데 '보루'로 여겨지던 라미레스까지 약물복용 사실이 확인되자 미국은 물론 전세계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서 "깨끗한 영웅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실망이 확대되고 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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