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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최고실적 닌텐도 "1등은 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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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 최고실적 닌텐도 "1등은 팔립니다"

입력
2009.05.1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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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불황의 영향보다는 참신한 상품을 개발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렸다."

일본 게임기업체 닌텐도(任天堂)의 이와타 사토루(岩田聰ㆍ50) 사장은 7일 오사카(大阪)증권거래소에서 사상 최고인 2008년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도요타, 소니, 히타치(日立),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줄줄이 적자를 내는 형편에 닌텐도라고 영향이 없는 건 아니다. 엔화 급등으로 외화자산 손실이 적지 않았고 무엇보다 일본내 판매가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계획했던 신제품 발표도 하반기로 늦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닌텐도는 2008년도 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8% 늘어난 2,790억엔(3조5,6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10% 증가한 1조8,386억엔으로 사상 최대다.

"불황기에는 소비자가 갖고 싶어하는 물건 순위에서 첫 번째와 3, 4번째는 완전히 의미가 다르다. 닌텐도가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그 목록의 첫 번째에 'DS'와 'Wii'를 올려 놓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목록의 최상단에 올라갈 수 있을까를 추구할 것이다."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2000년 입사해 2년만인 40대 초반에 닌텐도 첫 전문경영인으로 발탁된 이와타 사장이 지난 달 외국특파원협회 기자회견에서 펼친 불황기 경영론이다. 불황 극복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원 감축이나 가격 인하가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닌텐도는 다른 게임기업체들과 경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임기 업체끼리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 경쟁에서 이긴다고 닌텐도의 게임 인구를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닌텐도가 새로운 제안을 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그 사람들이 계속 비디오 게임을 즐기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게임에 무관심한 사람을 어떻게 고객으로 만들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와타 사장은 프로그래머 시절부터 "고도로 복잡한 게임은 '헤비 게이머'들만 즐기고 초심자들은 접근할 수 없게 돼 게임시장 자체를 죽인다"는 게 지론이었다. 그래서 "게임 인구의 확대"를 구호로 내걸고 내놓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2004년) '닌텐도 Wii'(2006년)가 차례로 성공하며 게임기 역사를 새로 썼다.

2008년도 Wii 판매대수는 전년도에 비해 39% 증가한 2,595만대, DS는 3% 늘어난 3,018만대였다. 일본내 판매는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의 87.5%를 차지한 해외, 그 중에서도 북미와 유럽의 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

닌텐도는 DS에 휴대통신의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오락용에 그치지 않고 "생활에 편리한 게임기"로 변신을 시작했다. Wii를 통해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게임기의 가능성을 확인한 닌텐도는 이달부터 종합광고회사 덴쓰(電通)와 'Wii노마(間)'라는 맞춤형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형 액정TV의 보급으로 거실은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장소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이와타 사장은 거실, 나아가 가족의 부활에도 닌텐도가 일조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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