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문을 나오게 돼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감염환자가 투숙했다는 이유로 봉쇄됐던 홍콩 메트로파크호텔(維景酒店)에서 만 7일간 갇혀있다 8일 밤 풀려난 한국인 투숙객 이일환(53)씨는 메트로파크호텔을 빠져 나온 직후 커피를 마시며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커피를 마시니 그 향과 맛이 더욱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30분(현지시각) 풀려난 메트로파크 호텔 투숙객 및 직원 283명 중에는 이씨 이외에도 홍춘근(63)씨와 유지영(57)씨, 김모(54)씨 부부와 딸 등 한국인 투숙객 6명이 포함돼 있다.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의류제조 및 무역업을 하고 있는 이씨는 9일 오전 항공편으로 우시로 돌아갈 예정이다. 다음은 이씨와의 일문일답.
-1주일간의 격리생활에서 풀려난 느낌은.
“말할 수 없이 기쁘다. 격리생활 동안 투숙객들을 돌봐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를 전한다. 신종플루 같은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어느 나라건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이번 일을 선례로 삼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주일간 힘들었던 점은.
“밀폐된 공간에서 격리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온종일 호텔 객실에 갇혀 지내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 등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았다.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 가족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었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은.
“1주일간 갇혀 있다 보니 운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 체중이 많이 불어난 것 같다. 밤이 늦었지만 공원을 걷고 싶다.”
-홍콩 정부의 호텔봉쇄 조치에 대해 비판론도 없지 않은데.
“홍콩 보건당국이 호텔봉쇄 초기에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호텔봉쇄가 최악의 가능성에 대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나.
“처음에는 미숙하게 대응한 것 같다. 각국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 영사관들은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나라 여행객과 교민들의 편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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