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비평문학상이 금년으로 20회를 맞이했다. 그 동안 누적된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1회 수상자인 작고한 김현으로부터, 아직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원로들인 김우창, 김병익, 염무웅, 구중서, 김치수, 김화영과, 아래 세대이면서 평단의 핵심 허리를 구성하고 있는 정과리, 황종연, 성민엽을 거쳐, 현재 문학잡지의 편집에 관여하면서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남진우, 이광호 등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평론가들을 거의 모두 망라하고 있다.
역대 수상자들의 이러한 면면이 말해주는 팔봉비평문학상의 공정한 시상이 이 상의 지금 권위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감히 자부하는 바이다.
팔봉비평문학상은 2007년도 KT&G로부터 1억원을 희사받아 기왕의 기금에 보태면서 상금을 1,000만원으로 증액했었다. 그런데 2008년 하반기에 팔봉 선생의 유족들이 합심하여 다시 1억원을 희사함으로써 재정적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 수 있었다. KT&G와 유족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회 팔봉비평문학상의 최종 심사는 쉽고도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상당한 수준과 자기 나름의 비평적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는 세 명의 평론가로 일찌감치 범위를 좁힌 심사위원들은 누가 수상자가 되더라도 불만이 없다는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결정을 어렵게 만들었다.
4명의 심사위원 중 어느 한 분이라도 강하게 한 사람을 내세우면 쉽게 결론이 날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세 사람의 장점을 아끼는 분위기가 오랫동안 결정보다 토론으로 심사위원들을 이끌었다.
그러다가 심사위원 한 분이 여성주의에 대해 한 뛰어난 업적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김미현으로 결정하자고 말함으로써 마침내 상의 주인이 결정되었다.
홍정선 문학평론가·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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