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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의 논형] 달라져야 할 이명박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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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의 논형] 달라져야 할 이명박정부

입력
2009.05.1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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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9재보선 참패를 당하고 이제야 여당에서나 정부나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이 다 돼서다. 여당에서는 당 쇄신과 국정운영의 개선을 주장하면서 초선의원들이 나섰다. 이들이 과연 한국의 정치를 바꿔보자는 실천의지와 추진력을 가지고 몸을 던질지 아니면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슬그머니 주저앉을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이번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 옳은 일이다.

통합은커녕 당내 반목 여전

우리 국민은 지난 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을 때 새 정부만은 과거 정부와 달리 나라의 중심을 바로 잡고 국정 운영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하고, 적실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여 한국을 선진국가로 한 단계 완전히 올려 놓아줄 것을 기대했다.

지난 정부에서는 미래로 진보할 생각은 하지 않고 시대착오적인 과거 회귀적 이념논란으로 허송세월하고, 권력자들은 권력에 도취되어 안하무인으로 행동했다. 권력자들의 저질적인 언행과 국정 운영으로 나라와 국민의 품격까지 바닥으로 추락할 때, 선진 국가를 염원해온 우리 국민은 실로 절망했다. 더구나 겉으로는 '민주화' 운운하면서 자기 사람들끼리 권력과 이권을 나누어 챙기고, 반대자들을 비열하게 억압하고,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겨 서로 증오하게 만든 것은 용서 받기 어려운 행동들이었다. 국민은 그래서 이명박 정부를 택했다.

국민은 이 정부의 출범에서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품격을 올려 선진국의 면모를 보여 줄 것과 상처 받은 국민들을 통합하여 사회의 구심력을 높이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기대했다. 여기에는 이를 실천할 구체적인 정책과 능력 있는 새 인물들이 필요했다.

낡은 시스템을 혁파하고, 인물 등용에도 획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새로운 세대에게 미래로의 장을 활짝 열어주는 장면을 고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결과만 보면, 과거 흘러간 '낡은 정부'가 되살아 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여기에 국민들의 실망은 깊어 가는 것이다.

국민통합을 실현하는 것은 다른 생각과 다양한 삶의 방식들이 서로 존중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말만큼 쉽지 않다. 이렇게 어려운 국민통합을 할 수 있으려면 우선 여권의 정치세력 간의 통합부터 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마음 활짝 열고 야당과도 통합의 정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민에게 보여준 장면은 여당 내의 정치세력도 통합하지 못한 채 '친박'이니 '친이'니 하면서 명분 없는 대립과 갈등을 반복한 것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한국을 열어갈 정치개혁이나 국정운영의 개혁은 요원하기만 하고, 정부의 컨트롤 타워는 작동하지도 않은 채 그때 그 때 내놓는 각종 정책들이 불협화음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국민은 계속 기대를 거두어 들이고 있다.

이렇게 가면 안 된다. 이제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정확히 보고,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경제위기를 탈출하는 것도 목전의 과제이기는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낡은 한국을 혁신하고 선진 한국을 건설하는 개혁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정치 행정 사법의 시스템을 개혁하고,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는 교육 노동 고령화사회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힘차게 추진해야 한다. 개혁에 대한 저항을 두려워하고 좌고우면하면 안 된다.

선진화 위한 개혁 진력해야

경제위기의 탈출만 이 정부의 임무가 아니다. 이 정부는 21세기의 진정한 선진 한국을 만들어 내는 더 큰 시대적 과업을 해야 한다. 과거 정부처럼 '이너 서클'의 예스맨들에만 둘러싸여 스스로 국민으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을 초래하면 안 된다. 과거와는 전혀 다르게 '통이 큰 정치'를 하고, 국정을 시원시원하게 끌고 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럴 때 이 대통령의 장점도 싱싱하게 되살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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