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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게이트/ 주식 사주고 사업 밀어주고… 두 회장의 '수상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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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게이트/ 주식 사주고 사업 밀어주고… 두 회장의 '수상한 거래'

입력
2009.05.1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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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수상한 거래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천 회장은 박 전 회장과 30년 지기로 청탁의 대가로 돈을 건네기 보다 사업상 경제적 이득을 주거나 채무를 변제해 주는 방식을 택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천 회장이 세무조사 로비 대가로 박 전 회장에게 1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을 때 검찰 주변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청탁의 대가로 별도로 돈을 주고 받았을 리는 없다"며 "사업상 거래를 통해 채무를 없애주거나 하는 식으로 이익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검찰은 우선 2007년 초부터 대선 직전까지 천 회장이 본인과 가족 소유의 주식 306억원 어치를 현금화한 과정을 의심스럽게 보고있다. 당시는 박 전 회장이 당장 세무조사 무마로비의 필요성이 있을 때는 아니지만 천 회장을 통해 차기 정권에 줄을 대기위한 목적에서 천 회장을 적극 도왔을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천 회장에게 주식을 사들였던 사람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박 전 회장과 관련이 있는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박 전 회장의 요청으로 주식을 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천 회장이 주식을 매각한 이후 세중나모여행사 등의 주가는 절반 이상 곤두박질 쳤기 때문에 해당 주식을 미리 팔았던 천 회장은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박 전 회장의 도움으로 주식을 팔았다면, 그만큼 이익을 안겨준 셈이다.

검찰은 천 회장이 활발히 진행한 인수합병 과정에도 박 전 회장이 도움을 줬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천 회장은 세종나모여행사와 계열사인 세성항운과 세중SNC(구 세중모비즈)를 비롯한 13개 회사의 최대주주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검찰은 이들 사무실에서 확보한 이사회 회의록과 인수합병 자료, 스톡옵션 서류, 과세 자료 등을 통해 천 회장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 박 전 회장의 직ㆍ간접적인 도움이 개입했는지, 탈세나 주가조작 등 불법행위는 없었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실제 태광실업은 베트남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해외 출장이 잦은데 줄곧 세중나모여행사를 이용하며 천 회장에게 혜택을 제공해 왔다. 검찰은 합법적인 기업간 거래로 혜택을 준 부분보다는 천 회장의 주식매매나 인수합병에 박 전 회장이 부당하게 개입한 부분을 밝혀내고, 그 결과 천 회장이 부당하게 얻은 이익이 얼마인지를 확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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