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렸던 일산신도시 호수공원.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던 최진석(40ㆍ서울 동작구)씨는 희망관, 기쁨관, 행복관 등 전시관 앞에 늘어선 줄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오전 10시30분밖에 안됐는데도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50m 이상 장사진을 이룬 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득불 최씨는 전시관 3곳 가운데 1곳만 대충 둘러보고 낮 12시 30분께 귀가를 서둘렀다. 하지만 또 한번 짜증스러운 광경을 목격해야 했다. 박람회장에서 주차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승강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100m이상 길게 늘어서 있었다.
최씨는 "20분 이상을 기다린 뒤 빈 차가 오길래 타려고 했더니 운전사가 손으로 밥 먹으러 간다는 제스쳐를 하며 사라졌다"면서 "점심시간에 셔틀버스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미리 공지했더라면 이렇게 까지 기다리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고양꽃박람회조직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10일까지 보름동안 열렸던 제3회 고양국제꽃박람회는 관람객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대회 기간 동안 유료 이용객수 52만명, 호수 공원 이용 객까지 모두 105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박람회측은 "많은 입장객과 수출실적 등 대회는 성황리에 끝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선할 점도 적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로는 준비소홀과 운영미숙 등이 지적됐다.
밸리 댄스 대회가 열렸던 '기쁨관'의 경우 이미 기쁨관을 보고 나온 관람객들은 재입장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밸리 댄스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일부 관람객들은 기쁨관 벽을 따라 몰려들어 주변 잔디와 꽃 밭은 엉망이 되기 일쑤였다. 관람관 입구부터 장사진을 치고 있는 줄 길이를 보고 아예 표를 예매했다가 환불하려는 사람들도 잇따랐다.
불규칙한 셔틀버스 운행도 오점. 꽃박람회 측은 관람객 차량이 급증할 것에 대비, 박람회장은 호수공원, 주차장은 킨텍스에 마련했다. 관람객들은 킨텍스에 주차를 한 뒤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호수공원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셔틀 버스 이용객들이 몰리면서 이용객들은 30분 이상 기다려야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꽃박람회조직위 관계자는 "셔틀 버스는 하루에 29대 운영하고 도우미와 경호원 등을 배치했지만 워낙 많은 이용객들이 몰려 일부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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