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받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2007년 대선 직전 휴켐스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의 알짜배기 회사였던 휴켐스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헐값 인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둘 사이의 수상한 거래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박 전 회장과 의형제 관계인 천 회장은 태광실업이 휴켐스를 인수 한 2006년 6월 직후 박 전 회장의 요청으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천 회장이 언제부터 휴켐스 주식을 보유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2007년 9월 세중나모여행 3분기 감사보고서에는 천 회장이 당시 시가총액 2억5,000여만원 상당의 휴켐스 주식 1만470주를 보유한 것으로 공시돼 있다.
이어 대선 직후인 12월 연간 감사보고서에는 절반 가량을 매각하고 나머지 6,500주를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대선이 끝날 때까지 휴켐스 주식 4,000여주를 매각한 것이다.
검찰은 천 회장의 휴켐스 주식 보유 과정 및 매각경위 등을 주목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이 휴켐스 주식을 천 회장에게 무상으로 제공했거나 보유 주식을 되사주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득을 제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주식 거래 시점으로 미뤄볼 때 박 전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 회장을 통해 차기 정권에 줄을 대기 위한 사전포석 목적으로 휴켐스 주식을 주고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 회장과 박 전 회장은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ㆍ채무, 기업 간 거래 등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세중나모여행은 2006년 말 휴켐스에 대해 채무 3,599만원, 채권 2,560만원, 2007년 말 채무 2,488만원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베트남에 공장이 있어 출장이 잦은 태광실업은 임직원의 해외출장 때마다 줄곧 세중나모여행사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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