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공간 '수유+너머'가 청년백수를 위한 '케포이필리아'를 연다. 그리스어로 만든 케포이필리아(Kepoi-philia)란 조어는 '공부와 우정과 밥의 향연'을 뜻한다.
100만 청년백수 시대에 '취업 아니면 불행'이라는 이분법에 갇혀 신음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학습과 생활공동체를 목표로 기획됐다. '백수 탈출'을 꾀하는 여타 프로그램과 달리 케포이필리아는 백수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긍정해야 할 시간"으로 인식한다.
케포이필리아의 담임인 고미숙 수유+너머 연구원은 "7~8년씩 대학을 다니고도 졸업하고 나면 80~90%가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백수는 더 이상 특별한 과도기가 아닌 이 땅의 청년들이 마주해야 하는 실존적 조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제 정규직만 정상이라는 시각의 굴레에서 벗어나, 청춘의 열정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8주 과정으로 진행되는 케포이필리아는 '자유'에 초점을 맞춘다. 고 연구원은 "백수가 자신을 자유인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철학적 비전, 곧 정치경제적으로나 존재론적으로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케포이필리아는 박지원의 <열하일기> 에서 현대 미학까지 다양한 주제의 책을 읽고 토론하며, 요가와 등산 등 신체적으로도 노마디즘(유목주의)을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열하일기>
케포이필리아의 매니저들은 방송국이나 대기업을 다니다가 스스로 백수의 길을 택한 자유인들이다. 고 연구원은 "케포이필리아는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자유를 위한 삶의 기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향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과정은 20일 시작한다. 문의 (02)3789-1125
유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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