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수도 워싱턴 백악관 바로 옆에 위치한 특급호텔 월러드 인터콘티넨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찰스 랭글(민주ㆍ뉴욕) 하원 세입위원장, 댄 버튼(공화ㆍ인디애나) 하원예결위원, 에드 로이스(공화ㆍ캘리포니아) 하원의원, 매들린 보달로(괌ㆍ민주) 하원의원 등 워싱턴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한국 식단'에 둘러앉았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임성준)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마련한 '한국음식의 밤' 행사에서다.
제프 베이더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부부, 차기 국방장관으로 거론되는 전략ㆍ국제문제연구소(CSIS) 존 햄리 회장 등 오바마 정부의 숨은 실세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로린 마젤 뉴욕필하모닉 지휘자나 모트 콘트랙 폭스뉴스 채널의 인기 진행자, 호세 바이나드 국제통화기금(IMF) 금융국장 등 문화ㆍ경제계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미국 3대 요리사 중 하나로 워싱턴에서 최고급 레스토랑 '인 오브 리틀 워싱턴'을 소유하고 있는 패트릭 오코넬도 참석해 한식의 맛과 멋에 심취했다.
한덕수 주미대사는 인사말에서 "오늘 저녁만큼은 6자회담이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어려운 현안은 잠시 있고 한국의 맛을 느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약 200명의 참석자들은 한국인 요리사들이 현장에서 직접 만든 한식코스 요리를 즐기며, "원더풀"을 연발했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랭글 위원장은 "뉴욕의 한국식당을 자주 찾고 있으며, 김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은 "미국 내에서 한국문화와 한국인들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제 한국인들이 아시아와 미국 내 소수인들의 문화를 선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을 방문중인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대사는 "잠깐 서울을 떠나 있는 동안에도 한식이 그리웠는데 마침 오늘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달려왔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에서의 평화봉사단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1970년대 중반에는 워싱턴 인근에서 한국음식을 맛보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워싱턴 주변에 유명한 한국음식점들이 즐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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