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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마흔에 하숙생활 했다고? 대문호의 삶과 문학 이면 조명한 책 2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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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마흔에 하숙생활 했다고? 대문호의 삶과 문학 이면 조명한 책 2권 출간

입력
2009.05.1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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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 그가 작품활동을 했던 16세기말 17세기초 런던의 풍경을 복원해 그의 삶과 문학의 이면을 조명한 평전과 셰익스피어가 영국의 문화적 슈퍼스타로 만들어진 문화ㆍ사회적 배경을 추적한 책이 함께 나왔다.

영국의 전기작가 찰스 니콜은 <실버 스트리트의 하숙인 셰익스피어> (고즈윈 발행)에서 1612년 셰익스피어가 남긴 한 법정 진술서를 주목한다. 런던 북쪽 실버 스트리트의 머리장식 제작자인 크리스토퍼 마운트조이와 그의 사위 스티븐 벨롯 사이에 벌어진 이 송사에서, 셰익스피어는 이들과 알고 지낸 지 10여년이 됐다고 진술했다.

당시 40세를 전후한 셰익스피어는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쏟아내며 전성기를 구가할 때였다. 찰스 니콜은 이 문서를 매개로 셰익스피어가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던 당대의 물리적, 문화적 환경을 놀랄만큼 생생하게 복원한다. 대작가를 둘러싼 환경과 작품의 관계를 파헤치는 솜씨가 흥미진진하다.

이를테면 '엉클어진 근심의 명주실을 짜 주는 잠'(<멕베스> ㆍ1606), '그녀가 우유처럼 하얗고 길고 자그마한 손가락으로 명주실을 짤 때'( <페리클레스> ㆍ1607)와 같은 비유의 원천을 머리장식 제작자였던 마운트조이와의 관계에서 찾는 식이다.

이밖에도 당시의 임대차 관습, 선술집과 여관의 풍경, 극장과 매춘의 관계, 성적으로 문란했던 런던의 분위기 등 셰익스피어가 살았던 시대환경에 대한 세밀한 복원은 '유명하지만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대문호의 삶과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국 럿거스대 영문학과 교수이자 전기작가인 잭 린치의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 (추수밭 발행)는 셰익스피어가 어떻게 영국을 상징하는 문화영웅이 됐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린치는 사망했을 때 교회 기록 말고는 다른 공식 기록 하나 남겨지지 않았던,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한 시골뜨기 극작가가 후일 여왕으로부터 어떻게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는 칭송을 받을 정도의 슈퍼스타로 '만들어졌는지'를 추적한다.

이교도적이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연극을 배척하던 청교도들이 득세하던 17세기 중반까지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주목받지 못했지만 1660년 왕정복고와 함께 학자들에 의해 진지하게 다뤄지며 셰익스피어는 중요한 작가로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1800년 무렵에는 반신(半神)의 지위로까지 격상됐다는 것.

린치는 수많은 정치가, 극작가, 배우, 편집자, 비평가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셰익스피어를 이용해온 과정을 위트 넘치는 문장과 발랄한 상상력으로 추적한다.

그는 이 '문화영웅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그만의 것이 아닌 인류의 지혜의 보고가 되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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