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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에 손 내민 오바마, 내달 4일 이집트서 '화해의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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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에 손 내민 오바마, 내달 4일 이집트서 '화해의 연설'

입력
2009.05.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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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무슬림과의 화해' 연설을 할 이슬람 국가로 이집트가 결정됐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4일 이집트에서 무슬림과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연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수도 카이로가 유력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65주년을 기념해 독일(5일), 프랑스(6일)를 순방하기에 앞서 이집트를 방문한다.

이번 연설은 취임 100일 이내 무슬림 국가의 수도에서 무슬림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 연설을 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공약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연설에서는 서방을 대표하는 미국과 이슬람 국가 간 화해를 모색하는 획기적인 내용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성하다.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동전문가인 존 알터만은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유년기 6년을 보낸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 출신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이슬람 유산' 등을 직접 언급하는 보다 '사적인' 연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설의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호스니 무바라크(81) 대통령이 28년째 철권통치하는 이집트 정부는 부패, 인권탄압, 고문, 부정선거 등 반민주적 행태로 비난 받아왔다. 국무부는 2월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이집트 정부가 인권 등에서 심각한 남용을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깁스 대변인은 이를 의식,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생각을 마음 속에 갖고 있다"며 "순방 중 자세히 이 문제를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가 아닌 이집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슬람 국가의 특정 지도자를 고려한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이슬람과의 관계, 극단주의 세력과 맞서는 힘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8,300만명의 이집트는 중동의 이슬람(수니파)을 대표하는 중동의 정치 1번지이다. 알 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이집트 출신이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철저히 단속해 중동에서 가장 온건하고 세속적인 이슬람 국가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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