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고급 스포츠카 제조업체 포르셰가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폴크스바겐을 합병한다고 6일 발표했다. 피아트의 크라이슬러 인수에 이은 초대형 합병 계획으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포르셰와 폴크스바겐 양사는 6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성명을 통해 "4주 동안 협의를 거쳐 10개 브랜드를 생산하는 통합회사를 설립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폴크스바겐 주식 20% 보유한 독일 니더작센 주정부와 포르셰 오너 가문, 폴크스바겐 경영진 등 핵심 당사자가 모두 합병에 합의했다.
앞서 폴크스바겐의 지분 51%를 보유한 포르셰는 수년 전부터 폴크스바겐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며 상호 인수 공방전을 벌였지만 극적인 합의를 통해 한 식구로 재탄생 했다.
새 합병회사는 폴크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부가티, 세아트, 람보르기니, 스카니아, 스코다, 폴크스바겐C, 포르셰 등 10개 브랜드를 그대로 생산하며 시가총액도 45억유로로 불어났다.
합병이 현실화하면 생산량과 경쟁력 측면에서 현재 세계 1위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자동차업계의 선두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의 몰락과 크라이슬러의 매각 등 시장을 주도한 미국 '빅3' 업체 대신 도요타와 포르셰-폴크스바겐, 피아트 등이 시장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업체의 퇴조를 틈타 차세대 자동차시장을 선점하려는 유럽 업체들이 업계 재편을 주도하는 양상"이라며 "중소형 업체 짝짓기도 잇따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GM은 피아트에 유럽 자회사인 오펠을 매각하는 대신 피아트 지분 30%를 요구하며 제휴를 추진하고 있지만 피아트는 GM에 10% 이상의 지분 제공을 꺼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전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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