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7일 오전 서울 남영동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실과 광주의 범민련 전남지부, 충북 청주 후원회, 강원도 원주 후원회 등과 범민련 관계자의 자택 등 30여 곳에 대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또 이규재 범민련 의장과 이경원 사무처장, 최은아 전선위원장 등 범민련 핵심간부와 후원회 회원 등 관련자 6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경찰과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범민련 사무실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출판물 등을 압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범민련 간부들이 정부 승인 없이 북측인사를 만나고, 북측으로부터 팩스로 글을 받아 범민련 기관지인 '민족의 진로' 등에 게재해 북한 체제를 찬양ㆍ고무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적성이 있는 글의 필명을 실명과 대조 분석중"이라며 "구체적으로 문제의 글이 어떤 내용인지는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남영동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실에는 공안 당국의 수사 소식을 듣고 몰려온 범민련 회원들이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범민련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공안당국이 6ㆍ15공동선언이후 9년간 활동을 문제 삼지 않다가 촛불이 타오르자 탄압에 나섰다"며 "이번 압수수색과 체포는 휴대폰 감청을 합법화하는 등 각종 국정원 강화 입법이 6월 임시국회에 제출된 상황에서 철저히 기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민련은 1990년 결성돼 한국과 북한, 해외에 본부를 두고 활동해 왔으며, 범민련 남측본부는 연방제 통일,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97년 대법원 판결에 의해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됐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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