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추정환자로 분류됐던 62세 여성이 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신종플루 확진환자는 총 3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 여성 역시 다른 확진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해 신종플루의 독성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이날 "세번째 추정환자였던 여성이 확진으로 판명됐다"며 "그러나 증상과 전염력이 없기 때문에 퇴원조치했다"고 말했다.
미국 애리조나에 머물다 지난 달 26일 최초 확진환자와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이 여성은 발열이 있어 타미플루를 투여받은 뒤 지난 2일 추정환자 판명을 받고 국군수도병원에 격리돼 왔다.
보건당국은 이 여성이 미국에서 머물던 지역에서 신종플루 발생이 없는 점을 감안, 기내에서 최초 확진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 센터장은 "이 여성이 입국한 뒤 접촉했던 사람들을 추적한 결과 모두 정상으로 판정됐고, 같은 비행기를 탔던 다른 승객들도 귀국 12일이 지났지만 이상이 없기 때문에 신종플루가 지역사회로 전파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당국은 다만 수원에 사는 이 여성이 지난 달 28일 오전9시30분 '수원->동대전' 시외버스와 같은 날 오후6시40분 '동대전à수원' 시외버스로 대전을 다녀왔다며, 이미 검사를 마친 운전기사 외의 나머지 11명 승객들은 보건소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보건 당국은 이 여성을 포함해 확진환자 3명 모두 가벼운 증상만 앓다가 완치됨에 따라 신종플루의 독성이 일반 독감보다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첫 확진환자였던 51세 여성도 퇴원 직전 인터뷰에서 "독감도 앓아봤지만, 그보다 증상이 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을 굳이 일주일씩 병원에 격리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종인플루엔자 대책위원장인 박승철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플루가 계절 인플루엔자보다 특별히 더 독한 게 아닌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며 "따로 병원에 격리할 필요없이 평범한 유행성 감기 수준에서 차분히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도 신종플루 환자에 대해 자택 격리만 시키고 있다.
박 교수는 이어 "환자 숫자를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데 무슨 전염병이냐"고 반문하며 "국내 계절성 인플루엔자 환자도 한해 30~40만 명씩 발생해 합병증으로 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 센터장은 "바이러스 특성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고 세계보건기구(WHO)도 병원 격리를 권고하고 있다"며 "특히 과거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켰던 스페인 독감처럼 신종플루가 여름 동안 잠잠했다가 가을에 다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격리 조치를 유지하며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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