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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부모이혼과 자녀양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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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부모이혼과 자녀양육

입력
2009.05.07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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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은 어린이날, 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자녀와 부모가 귀하다는 것을 서로 잊지 않고 감사를 표현하도록 날을 정한 것이리라. 2007년부터 21일 '부부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추가되었다. 부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 날의 제정으로 5월 가정의 달이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부모의 지속적 보살핌 중요

하지만 아름다운 가정의 달조차 어떤 부부들은 사랑 대신 헤어짐을 선택하고 자녀들은 어린이날, 어버이 날을 함께해야 할 부모를 잃고 있다. 조금 주춤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2000년 들어 급격히 증가한 이혼율은 이혼가족이라는 가족형태를 가시화시켰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이혼부부 가운데 약 70%가 자녀 있는 부모이다. 이혼사례 수에 버금가는 수의 아동이 부모이혼을 경험하고,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한부모가족에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여러 학자들이 부모이혼이 아동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였지만 모든 이혼가족 자녀가 부적응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이혼과 같은 힘든 사건을 매우 잘 극복한다. 아이의 천성도 중요하겠지만 위기로부터 아이들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를 수 있도록 만드는 요인은 양(兩) 부모의 지속적 애착과 보살핌이다.

미국의 한 대규모 조사는 양친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아동, 양육 부 또는 모와 함께 지내면서 비양육 부/모와 접촉이 없는 아동, 양육 부/모 한쪽과 동거하지만 비양육 부/모를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돌봄을 받는 아동의 심리사회적 적응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았다. 비양육 부/모와 접촉이 없는 아동에 비해 이혼여부에 관계없이 양친 모두 아이와 자주 만나 부모 역할을 수행할 때 아동의 심리사회적 적응은 높게 나타났다.

이혼은 흔히 부부에게 상처를 남긴다. 상대를 원망하고 배신감을 느낀다. 많은 양육 부/모는 배우자를 미워하는 감정을 자녀들에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전달한다. 자식이 헤어진 배우자를 미워하고 자기편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지 못하고 이혼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양육 부/모는 자녀를 또 하나의 희생물로 만든다.

최근 신세대의 결혼관과 이혼관이 바뀌면서 아동양육 방법과 자녀관계도 변화하고 있다. 부모이혼에 따른 아동의 경험도 다양하다. 이혼 후 엄마와 사는 아들과의 지속적 만남을 위해 1주일에 2차례 수학과외 선생 노릇을 하는 아버지, 전처와 같은 동네에 살면서 자녀 학원에서 귀가 시키기와 주말에 놀러 데리고 가기 등을 분담하는 아버지도 있다.

부모의 이혼은 자녀 문제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부부 문제와 자녀 문제는 별개로 다룰 필요가 있다. 이혼은 부모가 하는 것이지 자녀가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모는 이혼과 함께 자녀들이 비양육 부/모와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기를 기대한다. 아군과 적군을 분명하게 편가르고 싶어한다. 양쪽 모두 자녀에게는 아군이어야 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이다. 아이들은 가능하면 양쪽 부모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야 한다. 부모이혼이 예외 상황이 될 수는 없다.

이혼 후 자녀를 성공적으로 양육하려면 양육 또는 비양육 부모가 연대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려면 부모 스스로 자신의 이혼상황에 대한 성공적 적응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만 이혼과 자녀 양육을 분리하는 통찰과 힘이 나오며 자녀들에게 실질적인 보살핌을 제공할 수 있다.

이혼부부 교육 의무화를

이혼숙려제도 등을 통해 이혼율을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둔 부부의 이혼은 지속되고 있고, 자녀들은 그 소용돌이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를 둔 부부는 이혼 때 일정시간 아동양육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면 좋겠다. 이혼 후 아동이 겪는 어려움을 가장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가 아니겠는가.

홍순혜 서울여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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