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보기 힘들어진 제비. 제비도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해야 할까.
제비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문화재청과 조류학계가 법적인 보호에 나설 뜻을 비쳤다. 이인규 신임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겸 천연기념물분과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7일 "우리 삶과 문화에 너무나 친숙한 존재였지만 지금은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된 제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실태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관계자는 "제비가 강남에서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시기인 이 달 중 개체 수 등의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사결과에 따라 제비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참새목 제비과에 속하는 제비는 그 어느 조류보다 친숙한 여름 철새였지만 지금은 도심에서는 아예 종적을 감추다시피 했다. 시골에서도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야생동물 실태조사를 담당하는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제비는 2000년 100ha당 밀도 37.0마리에서 지난해에는 21.2마리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비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하기도 했던 구태회 경희대 교수는 "제비가 집을 짓고 사는 기와집과 초가집이 자취를 감춘 데다, 농약과 살충제 사용으로 제비의 먹잇감인 곤충이 급속히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비는 날아다니는 곤충만 잡아먹는다.
이인규 문화재위원장은 천연기념물 327호로 지정된 원앙은 이제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 지정 해제를 생각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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