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스널전 선제골이 네 번째 터닝 포인트가 될까.
박지성(맨유)은 늘 고비마다 골로서 자신의 위치를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했다. 그가 2000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됐을 때만 해도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당시 그는 윙백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 요원이었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그 해 5월 잉글랜드와 평가전에서 터트린 헤딩 동점골로 포지션이 뒤바뀌었다. 공격수로서의 잠재적인 재능을 눈여겨본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을 스리톱의 붙박이 오른쪽 윙포워드로 낙점했다.
그리고 월드컵 조별예선 포르투갈전에서 환상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히딩크 감독의 신뢰에 화답했다. 이 골은 유럽 무대 진출의 발판으로 이어졌다. 그는 히딩크 감독의 두터운 신임 아래 2003년 네덜란드의 PSV 에인트호벤로 무대를 옮겼다.
2005년 AC 밀란(이탈리아)과 UEFA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그는 전반 9분만에 왼발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3-1 승리를 견인했고, 비록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유럽 무대에서 확고한 스타플레이어로 자리잡았다. 이 골은 현장에서 지켜보던 퍼거슨 맨유 감독을 움직였고, 박지성은 그해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박지성은 4시즌 만에 맨유에서 주전급으로 성장했지만 '골을 못 넣는 공격수', '수비형 날개' 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과 4강전에서 4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으로 팀의 결승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도 대망의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6일 아스널과의 준결승 2차전(3-1)서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작렬, 모든 논란을 일거에 잠재웠다. "이번에는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던 퍼거슨 감독의 말대로라면 박지성은 오는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게 된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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