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회사 다임러벤츠,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 맨체스터시티,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 크라이슬러빌딩, 영국 바클레이 은행. 이들에게는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최대 토후국 아부다비의 투자 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부다비가 금융위기로 경영난에 빠진 알짜 기업과 자산에 통 큰 투자를 하며 '세계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아부다비가 지난 6개월간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150억달러(약19조원)에 달한다.
투자는 모두 '알 나흐얀' 왕족 형제들이 소유하는 여러 국부펀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UAE 대통령이자 아부다비 통치자인 세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61)이 직접 회장직을 맡는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대표 펀드이다. 추정자산규모 4,500억 달러로 세계최대 국부펀드로, 2007년 11월 위기의 씨티그룹에 75억 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역시 세이크 칼리파가 직접 회장직을 맡는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는 1,000억달러의 자산을 바탕으로 주로 국내 개발에 주력해왔으나 지난해 크라이슬러빌딩 지분 75% 인수를 시작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세이크 칼리파의 이복동생이자 왕세자인 세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48)가 운영하는 무바달라는 자산규모는 147억달러로 상대적으로 작지만 과감한 투자로 아부다비의 '미래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GE와 40억 달러 규모의 금융부문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카타르-UAE 가스관 공사, 이탈리아 명차 페라리 지분 매입 등을 진행했다.
자산 규모 170억달러로 세이크 모하메드의 친동생 세이크 만수르(38)가 운영하는 국제석유투자회사(IPIC)는 스페인석유화학회사 셉사에 33억 유로를 투자하는 등 주로 석유사업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최근 다임러벤츠 지분 9.1%(19억 5,000만 달러) 매입, 맨체스터시티 구단 매입, 영국 바클레이 은행 35억 달러 투자 등을 성사시켰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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