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춘곤증·만성피로, 운동은 '명약' 게으름도 '보약'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 춘곤증·만성피로, 운동은 '명약' 게으름도 '보약'

입력
2009.05.06 23:53
0 0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오는 봄날, 종일 피곤하고 나른한 사람이 적지 않다. 소화가 안 돼 식욕마저 떨어지고 일에 의욕을 잃어 공연히 짜증이 난다.

이 같은 증상은 기분 좋은 봄날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계절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계절병이다. 특히 겨울에 운동이 부족한 사람이나 과로로 피로가 누적된 사람일수록 춘곤증이 심하고, 체질적으로 추위를 잘 타고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에게 많이 나타난다.

■ 계절 변화에 적응 못해 생겨

나른한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대표적인 춘곤증의 증상이다. 때로는 손발 저림이나 두통, 눈의 피로 등 무기력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졸음이 쏟아지거나 권태감으로 인해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항상 눕고 싶어지며, 잠은 쏟아지는데 숙면하기는 어렵다.

1~3주 정도 지나면 이런 증세는 자연히 사라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히 운동이 부족하거나 과로가 겹치거나, 나이가 많을 때는 심각하다.

만성 피로가 되면 입맛도 떨어지는데 비타민B1ㆍC가 많고 입맛을 돋우는 음식을 들면 좋다. 채소와 신선한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피로회복과 면역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특히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1과 면역 기능을 돕는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타민B1은 보리, 콩, 땅콩, 잡곡류 등의 견과류에 많이 포함돼 있고, 비타민C는 채소류나 과일류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점심은 생선이나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저녁은 곡류, 과일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숙면을 취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오전에 녹차를 마시는 등 물을 많이 마시고, 우유 달걀 등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는 균형식을 하면 피로회복에 좋다.

운동으로 신체 면역력을 높이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운동은 몰아서 하지 말고 체력에 맞춰 조금씩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에게 운동하라고 하면 많이 의아해 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평소 활동량이 적으면 약간의 운동이 오히려 몸에 활력을 붙어넣어 준다"고 말했다. 자주 맨손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 정도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도록 한다.

■ 오래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 의심을

충분히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피로하고 미열이 나거나 머리가 아프면 만성 피로를 의심해봐야 한다. 보통 한 달 이상 피로가 지속되면 병으로 진단하며, 6개월이 넘으면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ㆍCFS)으로 봐야 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여러 징후를 통칭하는 말이다. 국내에는 10만~20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용어는 1988년 미국 의학계에서 처음 언급됐다.

1994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P)가 정립한 내용에 따르면 8가지 이상의 증상이 생겨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재발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본다(표 참조).

그러나 갑상선 질환, 당뇨병, 빈혈, 심장병, 우울증, 자가면역성 질환, 암 등으로 인한 피로는 얘기가 다르다. 이 때는 자꾸 심해지는 피로가 몇 주일 이상 계속되며, 쉬어도 좋아지지 않는다.

또 '몸무게가 급격히 빠진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차다' 등과 같이 각 질환별로 특징적 증상이 나타난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특이한 음식이나 약물이 피로를 유발하므로 최근 새로 복용하기 시작한 것이 있다면 피로 원인으로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게으름도 필요해

만성피로증후군의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 특히 사회적 기능 수행 수준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다행히 만성피로증후군은 진단 시부터 적절히 치료하면 회복되고 완치할 수 있다.

흔히 몸이 허하거나 먹는 것이 부실해 피로하다고 생각해 각종 보양식과 영양식을 찾아 다니지만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거나 비만이라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체력을 회복하려면 신체 신호대로 회복과 증진에 힘써야 하는데, 보통 3~6개월 걸린다.

간단한 피로를 예방하는 방법은 몸의 경고에 충분히 반응하는 것이다. 졸리면 자고, 평소 전신건강을 위해 애쓰는 것이다. 운동 부족을 자책하며 피곤한 몸으로 헬스클럽에서 몸을 더 혹사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차라리 집에서 게으름을 피는 것이 더 낫다.

■ 한방에서의 만성 피로는

만성 피로의 한방치료로는 막힌 기운을 소통해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고 부족한 기와 혈을 보하게 된다. 육체적 피로가 많으면 경옥고나 공진단, 육미지황원이 도움이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정신적 피로감이 심하면 귀비탕, 온담탕 등의 처방이 도움이 된? 한의사 진단을 통해 본인의 몸 상태에 맞게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집에서는 인삼, 백출, 산약을 각각 8g 정도 섞어서 달여 차처럼 마시면 된다.

사상체질의학에서 태양인은 감정조절과 단백한 음식섭취를, 소양인은 차분한 일처리와 숙면을, 태음인은 규칙적인 운동, 소음인은 보온과 소화기를 주의하면 만성 피로를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단방요법으로는 인삼즙이나 오미자차를 마시는 것도 피로를 푸는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누리담한의원 안병철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