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국내 개신교에 '소금'이 될 것인가, 치기에 사로잡힌 '이단'으로 전락할 것인가. 한 인터넷 교회가 불교에 무례했던 기독교인들의 행위를 뉘우친다며 법당에서 108배를 올리는 주일 예배를 봤다.
류상태(52) 목사와 그가 이끄는 인터넷 '예수동아리교회' 신도 10여명은 부처님오신날 다음날인 지난 3일 서울 수유동 화계사의 국제선원 건물 3층 법당에서 주일 예배를 가졌다. 이들은 찬송과 성경 봉독, 설교, 축도 등 기독교 예배 절차를 생략하고 108배만 하는 것으로 예배를 마쳤다.
류 목사는 2004년 종교 교육에 반발해 자퇴한 대광고 강의석군 사태 때 이 학교 교목실장이었던 목회자. 그는 사태 후 교직에서 물러났고 자신이 속한 예장통합 교단에 목사 직분도 반납했다.
예수동아리교회는 그가 지난해 9월 인터넷카페로 개설한 온라인 교회. 교회 건물도 없고, 공적인 전도활동도 하지 않으며, 헌금도 안 받고 재산을 축적하지 않는 대안교회를 표방하고 있다.
류 목사는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는 물질화와 배타성"이라며 "교인들에게 지나친 헌금 부담을 지우고 교회 건물을 크게 지으며, 교회 안에서만 이웃이고 그 밖은 배타하는 식의 신앙은 예수님 말씀의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류 목사가 예수동아리교회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사목활동은 '사랑의 실천'이다. 그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핵심은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것이지, 천국을 팔아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참다운 예수님 정신으로 돌아가 폭 넓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예수동아리교회에 정식 등록한 신도 수는 180여명. 최근 부산의 예수만나교회나 한국대안교회연합 등이 유사한 신앙활동을 표방하며 상호교류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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