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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평평한 세계'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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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평평한 세계'의 교육

입력
2009.05.0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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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바 있는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은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 (world is flat)> 에서 21세기 초반의 세계화를 예리한 통찰력으로 분석하고, 앞으로의 국제 경쟁 속에서 국가, 기업, 개인이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제시하였다.

이 책의 제목은 정보기술(IT)의 발전을 기반으로 한 21세기에는 모든 직업인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회계사의 경우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는 전문직으로 나름대로 인기 있는 직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의 회계문서를 전자화하여 인도에 거주하는 저임금 회계사들에게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면서 미국 회계사들은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또한 미국의 CEO는 인도에 현지 비서를 고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저녁 7시에 내일 필요한 발표자료를 인도 비서에게 부탁하고 퇴근하면, 아침 8시에 출근하는 비서는 하루 종일 발표자료를 준비하여 저녁 7시에 미국 CEO에 이메일로 전달하고 퇴근한다. 다음날 아침 8시에 출근하는 CEO 컴퓨터에는 오늘 발표해야 할 자료가 준비되어 있다. 참고로 미국과 인도의 시차는 12시간이다.

이렇게 점점 평평해지는 세계 환경 속에서 공학분야 학생들은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본다.

우선 흔히 거론되는 영어 및 컴퓨터 교육의 중요성이다. 하지만 영어나 컴퓨터만 잘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필자가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컴퓨터를 잘하면 취직이 수월했지만 요즘은 컴퓨터 못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아직도 외국가면 영어라도 배우고 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유학을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굳이 외국에 가지 않고도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 요즘 중고등학생은 영어 교육을 잘 받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적응력, 창의적 사고력, 다문화적 이해다. 요즘 웬만한 정보는 인터넷에 없는 것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지속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주어진 정보를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능력과, 여러 문화적 환경에 적응하여 새로운 응용분야를 창출해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프리드먼은 적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21세기의 직장인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와 같은 마음으로 직업에 종사해야 한다. 하지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경기를 치르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1세기에는 수학, 과학등 기초학문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기초과학 연구분야에 대한 투자를 GDP의 3%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미국이 이 분야에 투자하는 규모는 GDP의 2.6% 정도로 우리나라의 3.3%에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서 수학, 과학분야에 대한 교육이 잘된 편이지만 최근 이런 강점이 많이 약화된 느낌이다. 프리드먼도 책에서 "젊은 학생들로 하여금 과학자, 공학자, 수학자가 되도록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21세기 학생은 같은 학교 동기들과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우수대학 학생들과 경쟁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에는 두 종류의 동물이 존재한다고 한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잡혀 먹이지 않기 위해 뛰는 동물과,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일어나자마자 먹이를 찾아 뛰는 동물이다. 진정한 무한경쟁의 시대가 오고 있다.

손훈 한국과학기술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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