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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 한국경제] 제3부 <8> 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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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 한국경제] 제3부 <8> 전남

입력
2009.05.0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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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시 옥암동 남악신도시 내 대우푸르지오 아파트 단지. 15~20층 12개 동(550세대) 가운데 11개 동 아파트 옥상에는 시간당 12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단지 내 엘리베이터와 보안등 등 공용전력이 사용되는 곳에 전기를 자체 공급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매달 부담해야 할 1만5,000원 정도의 공동전기료를 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 아파트가 절감한 공동전기료는 8,300만원에 달했다. 이 아파트와 마주하는 무안군 삼향면 전남도청 인근 한국 아델리움 등 4곳의 아파트(2,595세대)도 자체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는 남악신도시 내 아파트와 공공건물, 공원 등에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해 청정도시를 만들겠다는 전남도의 '선 시티(sun-city) 조성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다. 도가 2006년부터 야심차게 추진 중인 '선 시티'는 이제 전남지역 녹색성장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도 관계자는 "내달 말까지 도청 음악꽃 정원과 청사 앞 벤치, 의회 앞 주차장, 전남여성프라자 옥상 등 공공건물 4곳에 주변 색채와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며 "태양광 발전설비를 공공분야까지 점차 확대해 남악신도시가 명실공히 전국 최초 신재생 클린에너지 표준모델 도시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처럼 친환경 도시개발과 신재생에너지 등 녹색산업 자원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미 4년 전 도시브랜드 슬로건을 '녹색의 땅'으로 정한 이후 추진해오고 있는 전남도의 각 분야별 녹색성장 정책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건 이명박 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다.

이 가운데 도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녹색 상장산업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남지역은 전국 최고의 일사량과 해상에서 불어오는 양질의 바람, 다도해의 빠른 조류, 풍부한 농수산 부산물 등 태양광, 해상풍력, 조류,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30%(지난해말 현재)를 점하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태양광 개발에 관한 한 거의 독보적이다. 현재 전국 태양광 발전시설의 45%인 301개 발전소(전체 발전시설용량 136㎿)가 전남지역에서 상업발전을 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11월 신안군 지도읍에서 축구장 93개 크기인 93만㎡ 부지에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24㎿급 추적식 태양광 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가 연간 3만5,000㎿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는 연간 2만5,000톤에 달한다. 명량대첩의 격전지인 진도 울돌목에는 국내 최초로 바닷물의 흐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1㎿급 조류발전소가 설치돼 시험 가동을 앞두고 있다.

도는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전국 대비 전남지역 생산비율을 현재 30%에서 2015년엔 4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도는 특히 태양광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큰 탄소배출권거래소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와 함께 광주ㆍ전남 공동혁신도시 이전 대상 기관인 한국전력거래소에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유치하기 위해 테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활동 중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1,500억원 대인 국내 탄소시장 규모가 탄소배출권거래소 유치 목표인 2012년에는 4,500억원 대로 커질 전망"이라며 "탄소배출권거래소를 유치하면 국내 탄소시장 허브도시로써 이미지 제고와 고용효과 및 연관산업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형의 환경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기 위한 그린 농ㆍ수ㆍ축산업 육성도 관심이 큰 분야다. 이 산업의 관건은 친환경 농ㆍ수ㆍ축산물의 생산 뿐만 아니라 저장과 가공, 유통에 있어 어떻게 혁신하느냐에 달려있다. 도는 이미 전국 최대 친환경 농수산물 생산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각 분야별 5개년 계획을 수립, 고부가가치 산업화에 힘을 쏟고 있다.

도는 특히 지역 농ㆍ수특산물의 경쟁력 강화와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농어민들이 직접 주주로 참여하는 산지유통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이미 완도 전복주식회사와 화순농특산물유통㈜, 고흥유통㈜ 등 3개 회사가 출범한 상태다.

도는 농수산물 유통시장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품목별 유통회사를 설립, 이들 회사가 생산ㆍ가공ㆍ유통ㆍ수출까지 포괄하고 수급조절 기능도 가질 수 있도록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 사용을 확대하자는 자전거 활용 산업과 그린 투어의 접목도 주목된다. 도는 2018년까지 뛰어난 자연경관과 생태?자랑하는 서남해안과 영산강변을 잇는 1,929㎞의 자전거 도로를 개설키로 했다.

도는 이 자전거도로를 각 지역의 관광과 문화명소, 생태자원, 해안절경 섬 일주도로 등과 연계, 국내외 관광객과 도보 여행자, 자전거 마니아 등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자전거 이용 활성화 조례'를 제정해 공공기관 또는 민간업체가 시행하는 각종 지역개발사업에 자전거 기반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가정, 학교, 공원, 쇼핑센터, 버스정류장 등 주민들의 생활 동선과 밀접하게 연계된 자전거 도로망을 적극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녹색성장산업이 지역경제를 살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도는 '5+2광역경제권' 선도산업의 세부특화 분야 가운데 '태양전지'가 호남권과 대경권(대구ㆍ경북)에 중복돼 있는 만큼 이를 정부가 재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래 유망산업으로 주목 받는 태양전지 부문은 성장 가능성과 지역산업 특화 등을 고려해 호남권으로 와야 한다는 게 도의 주장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필요한 인프라인 송배전선로 설치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도 시급하다. 현재 송배전선로의 경우 발전사업자가 고가의 설치비용 부담과 채산성 확보난 등을 이유로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가 호남권의 광역경제 선도산업으로 지정된 만큼, 이들 분야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준영 전남 도지사 "탄소배출권거래소 유치 추진"

박준영(63) 전남지사는 "천혜의 녹색산업 여건을 갖춘 전남을 세계적인 '녹색의 땅'으로 만들겠다"면서 "친환경과 성장, 일자리를 동시에 창출해 내는 녹색성장의 표준모델 도시는 물론,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도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친환경 녹색디자인 사업을 통한 지역경쟁력 확보를 선언했는데.

"현재 친환경 농업과 수산업 면적이 각각 전국의 58%와 60%나 될 정도로 개발 인프라는 전국 최고다. 이미 친환경 지역개발을 위한 조례도 제정했다. 이젠 이를 바탕으로 그 (도시)외형을 보강해 나가야 할 때다. 각 지역의 경관에서부터 농수산물 상품 및 포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공공디자인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100대 사업을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이 친환경 컨셉트에 맞춰 개발될 때 진정한 녹색도시가 완성되는 것이다."

- 지속 가능한 녹생성장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참여도 필수적인데.

"2005년부터 도정 슬로건을 '녹색의 땅, 전남'으로 선정, 남들보다 한발 앞서 녹색산업을 펼쳐왔기 때문에 주민들의 이해와 참여도가 그 어느 지역보다도 높다. 실제 신재생에너지 보급 면적이나 친환경 수산회사 설립, 천일염 명품화 사업, 행복마을 조성 사업 등은 대표적인 주민 참여형 녹색성장의 사례들이다."

- 특히 행복마을 조성 사업이 눈에 띄는데.

"행복마을은 전남이 키우고 있는 농촌의 녹색발전 모델이다. 낙후된 농어촌 마을의 주택을 한옥으로 개량하고 길을 새로 놓아 사람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43개소에 한옥 462개 동이 들어섰다. 한옥 1개 동을 짓는데 350여명의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 관련 사업 활성화 등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행복마을 주변 땅값이 평균 55%나 오르고 인구유입 효과도 뛰어나다. 이게 바로 녹색도시 아니겠는가."

- 전국 최초로 그린에너지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데.

"정부가 녹색산업을 경기부양책의 핵심으로 꼽으면서 최근 펀드시장에도 '녹색' 열풍이 불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지난해 8월 자치단체로는 국내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및 환경전용 펀드를 만들었다. 현재 펀드 규모는 76억원에 달한다. 특히 펀드운용 주관사를 도내에 개설, 중소ㆍ벤처기업에게 다양한 경영자문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자금 대여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경우 약 1,000억원의 투자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탄소제로도시 조성 사업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무안기업도시와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를 탄소제로도시로 만들 것을 지난해 3월 선언했다. 이후 탄소절감 목표치와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안 등 구체적인 프로젝트 컨설팅을 추진한 결과,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가 정부의 '생태문화 시범도시'로 지정됐다. 현재 관광레저도시 도입시설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연구용역 중이다."

- 탄소배출권 거래소 유치도 추진 중인데.

"광주와 전남지역은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152만3,000㎿로 전국 최고인데다 탄소 감축 대상량도 전국 최대여서 탄소배출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3월부터 탄소배출권거래제도 도입과 시범거래 시기 및 기관 선정 등 유치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전망은 밝다고 본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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