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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불친절한 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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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불친절한 재정부

입력
2009.05.0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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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기획재정부가 해명자료를 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소득세법에 관한 것이었다. '내년 말까지 주택을 구입해 다주택자가 될 경우, 2년 이상 보유 조건만 충족되면 투기지역에 있는 집이더라도 언제 팔든지 10%포인트 가산 없이 기본세율만 물게 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는데 이 기사가 '오보'라는 것.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번 오보의 책임 소재를 가리자면, 전적으로 재정부에 있다. 전날 밤 이 기사와 관련해 통화한 재정부 세제실의 고위 관계자는 문제의 보도 내용이 맞다고 답했었다. 하지만 이날 해명자료를 냄으로써 재정부의 공식 입장은 하룻밤 만에 180도 바뀌었다. 내년말까지 추가 구입한 주택 역시 투기지역에 해당될 경우 가산세율을 적용 받는다는 결론이다.

개정법률이 국회를 통과한지 1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다주택자 양도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파악되지 않아 속태우는 납세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 양도세 중과 폐지가 어느 시점부터 적용되는지, 한시 적용 기간 중 구입한 집에 대해선 어떤 세율이 적용되는지, 투기지역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어떻게 해야 절세에 유리할지 등등 국민들 입장에서는 궁금한 것 투성이다. 양도세 중과 폐지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한시 적용으로 바뀌고, 투기지역에 대한 가산세율 적용 조항이 포함되는 등 갈팡질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도세 중과 한시 폐지 시행을 눈 앞에 두고 재정부는 국민들에게 바뀐 세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명확하게 안내해야 할 책임에 대해 전혀 인식을 못하고 있다. 3월 대책 발표 당시엔 브리핑에다 문답자료까지 내며 친절히 설명하더니, 정작 법률이 확정된 뒤엔 기자들이 일일이 확인할 때에나 마지못해 답하는 정도다. 새정부 출범 2년차인데 효율과 생산성을 추구하고 국민을 섬기겠다던 출범 초기 의지는 지금 현장에서 전혀 실감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

문향란 경제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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